증권
반도체·배터리株 급등…코스피 '안도 랠리'
입력 2022-03-17 17:30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2700선에 다시 바짝 다가섰다. 2600대에 머물던 코스피는 그동안 상승 모멘텀을 저해하던 불확실성 요소들을 해소했다는 평가와 함께 2거래일 연속 급반등을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긴축 관련 로드맵이 명확해졌고 경기 개선에 대한 자신감도 시장의 안도감을 이끌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33% 상승한 2694.51에 마감했다. 앞서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극복 의지와 경기 개선 기대감을 선보이자 안도감에 급반등했다.
코스피 또한 미국 증시가 상승한 영향으로 1.66% 갭(Gap)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갭 상승은 시초가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크게 오른 상태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장전부터 매수세가 몰렸다는 의미다. 장중엔 지난 4일 이후 8거래일 만에 2700선 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장 막판 매도세가 거세지며 결국 사수엔 실패했다. 코스닥은 2.5% 상승한 914.13에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선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2차전지(배터리) 관련주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14% 상승해 '7만 전자'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날 6.44% 상승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90조2722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87조9840억원)으로부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 후 공매도 우려에 급락했던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3.44%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부품 수급 차질 우려로 조정 압력이 컸던 반도체 등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KB금융(1.76%), 신한지주(1.06%) 등 4대 금융지주사들도 반등세를 이어갔다. 금리가 인상되면 금융사들의 경우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미국 등 장기 국채 금리가 최근 오름세를 띤 점도 실적에 긍정적이다.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전쟁 우려 해소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앞서 연준은 16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5월부터 양적 긴축(대차대조표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언급한 긴축 계획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지만 이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면서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급상승하던 환율이 주춤한 점도 수급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보통 외국인투자자들은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하면 환차손 우려에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자금을 빼내는 경우가 많다. 앞서 달러당 원화값이 1240원대에 달하는 등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기 바빴다. 하지만 17일 오후 기준 환율이 1210원대까지 하락하자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4636억원을 순매수했다. 경기 개선 기대감에 기관투자자들 또한 2497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진행에 따른 휴전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증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진 모습이다. 실제 배럴당 13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는 17일 오후 기준 90달러대에 머물었다.
증권업계에선 당장의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확실한 추세 전환을 확인하기 전에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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