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RAT)를 확진으로 인정한 이후 확진자 통계가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후 9시 기준 통계치보다 24시간 기준 확진자수가 4만명 가량 적게 나오면서 혼란이 인 지 하루 만에 누락됐던 확진자가 이날 통계에 반영되면서 하루 만에 확진자수가 20만명 이상 폭증했다.
17일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62만13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직전일 하루 확진자 40만741명에서 하루 만에 22만명의 확진자가 폭증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심하다고는 하지만 이번주 들어 전날까지 확진자수가 35만184명, 30만9782명, 36만2329명, 전날 40만741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20만명 이상 확진자수가 폭증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날에는 더 큰 혼란이 있었다. 오후 9시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집계한 확진자수가 44만1423명이었는데 전날 오전에 나온 24시간 기준 확진자수는 40만741명으로 4만명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확진자 통계가 최근 들쑥날쑥한 것은 지난 14일부터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로도 확진을 인정하기로 하면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확진자수 집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누락된 확진자들이 이날 통계에 반영되면서 전날 확진자는 과소 집계, 이날 확진자는 과대 집계된 셈이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자를 신고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아졌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주소지가 불명확해 관할 보건소를 배정하지 못했고, 이를 시스템상 오류로 간주해 확진자 번호 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날(16일)부터 다시 집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집계에서 누락된 확진자수는 3만~4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확진자 숫자가 이날 통계에 잡히면서 확진자 증가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3만명이 누락된 확진자라고 가정하면 전날 확진자수는 43만명, 이날 확진자수는 59만명으로 확진자 증가폭이 발표치 22만명에서 14만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방역당국에서는 신속항원검사도 확진으로 인정하면서 검사 참여자가 더 늘어난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어제 반영 안 된 수치까지 포함해 오늘 확진자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반장은 "PCR(유전자증폭) 검사는 15일 101만건, 16일 71만건으로 한계치에 도달해 검사를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을지 모른다"며 "전문가용 RAT 양성을 인정하면서 기존에 검사를 못 받은 숨은 확진자를 발견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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