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코스피에 화려하게 등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장중 시가총액 2위를 SK하이닉스에 다시 내줬다. 상장 당일 종가 기준 118조원에 달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약 31거래일 만에 30조원 넘게 증발했다.
17일 오후 12시 25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88조4520억원으로, SK하이닉스(89조1803억원)에 시총 2위 자리를 뺏겼다. 지난 15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를 내준 이후 이날도 3위로 밀린 것이다.
여기에 더해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5% 이상 급등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총 차이를 벌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엔 3.56%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장중 한때 6% 넘게 올랐다. 이때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차이는 1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상장 이후 약세를 거듭해온 데다 이달 11일부터는 공매도 빗장까지 풀린 탓에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주가는 상장일이었던 지난 1월 27일 장중 기록한 고가(59만8000원) 대비 37%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일 종가 기준 118조17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연일 최저가를 경신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100조원을 하회했다. 이후 이달 2일 시총 100조원을 되찾았지만 3거래일만인 지난 7일 다시금 96조원대로 밀렸고, 지난 14일에는 85조원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5~16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급등한데 따른 온기를 그대로 느끼고 있다.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14% 넘게 급등했다. 또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 최저점에 근접했다는 증권가의 의견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당겼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급감했던 낸드 부문은 올해 2분기에 들어서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기 불안감 확대는 항상 SK하이닉스에 대한 좋은 매수 기회가 됐었던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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