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상그룹, 정육각과 초록마을 매각 계약 체결
입력 2022-03-17 11:28 

대상그룹이 친환경 유통 플랫폼 업체 초록마을을 매각한다. 새로운 주인은 축산물 유통 플랫폼 '정육각'으로 확정됐다. 대상그룹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 정육각 입장에선 오프라인 거점과 취급품목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그룹은 친환경 유통업체 초록마을을 약 904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대상홀딩스와 임세령 부회장, 임상민 전무가 보유한 초록마을 지분 99.57%다. 거래 쌍방은 초록마을의 주당 가격을 3만740원 선으로 책정했다.
초록마을의 인수 주체는 축산물 유통 플랫폼 정육각이다. 정육각은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3자 대상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정육각 투자 유치에 참여해 주주로 합류한 바 있다.
대상그룹은 초록마을을 비핵심 자산으로 여기고 작년 여름부터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 왔다. 새 주인으로 선정된 정육각을 비롯해 컬리와 바로고,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입찰 절차를 완주했다. 특히 온라인을 바탕으로 성장한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초록마을을 인수하게 된 정육각은 축산물에 특화된 유통 플랫폼 업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6년 차 스타트업이다. 축산물 업계에선 기존 유통 구조를 혁신한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장-도축장-육가공 공장-도매-세절 공장-소매점'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농장-도축장-정육각'으로 대폭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정육각은 자체 공장을 통해 도축 이후의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중간 유통업자들이 취하는 수수료는 줄었고, 농민들의 소득은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정육각은 그동안 감(感)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도축 공정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다. 작년 8월 100억원을 투자한 네이버 역시 정육각의 기술력과 플랫폼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하는 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소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만 유통·판매하고 있는 만큼 외연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얘기다.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초록마을은 전국 각지에 470여 개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육각 입장에선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콘셉트인 '옴니채널'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양 측은 다음달 말 잔금 납입과 함께 거래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이번 매각 실무를 맡았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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