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Z가 만든 미래銀…AI가 수화읽고 상품 추천
입력 2022-03-16 17:54  | 수정 2022-03-16 21:28
NH통합IT센터에 조성된 `NH-IDEA Ground`의 신기술라운지에서 한 고객이 VR 기술이 적용된 메타버스 서비스를 통해 독도 가상 영업점을 이용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NH농협은행]
"여기는 메타버스 세상에 오픈한 NH농협은행의 첫 가상영업점, 독도지점입니다. 원하는 뱅킹 서비스를 선택하세요."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컨트롤러를 착용하자 독도에 세워진 농협은행 영업점이 보였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배에서 내려 영업점에 들어서니, 농협은행 인공지능(AI) 행원 정이든 씨가 안내를 도와줬다. 컨트롤러를 움직여 가상의 '내 계좌'에서 '유재석 님'에게 5만원을 송금했다. 독도지점에 입점해 있는 마트에서는 쌀 5㎏과 삼겹살 한 근을 샀다. 옥상으로 올라가 푸른 바다 전망을 감상한 뒤 지점을 나왔다.
농협은행 독도지점을 체험한 곳은 경기도 의왕시였다. 최근 이곳에 문을 연 NH통합IT센터의 정보기술(IT) 복합공간인 'NH-IDEA Ground(아이디어 그라운드)'에서는 VR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IT와 금융을 접목시킨 미래형 금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지난 11일에 정식으로 문을 연 아이디어 그라운드는 오픈·창의·신기술라운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신기술라운지는 농협이 개발한 IT를 적용한 은행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공지능존, 블록체인존, 메타버스존으로 나뉘어 있다.
인공지능존에 설치된 카메라에 신용카드를 인식하면 키오스크에 해당 카드의 혜택과 카드에 적합한 소비 패턴 등 정보가 뜬다. 어떤 카드가 나에게 더 유리한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 카메라는 사람의 관절 움직임을 인식한다. 카메라가 수화를 해석해 청각장애인도 은행 상담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추후 더욱 정교한 개발을 거쳐 실제 상담 서비스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블록체인존에서는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등에 대한 설명 등 금융 교육을 제공한다. 키오스크를 이용해 가상의 코인으로 NFT를 구매하고 개인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등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농협은행은 실제 NFT를 발행하는 체험도 추후 도입할 계획이다. 메타버스존에서는 VR 기술이 적용된 농협 독도지점을 비롯해 AR(증강현실)를 기반으로 한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체험할 수 있다. 실물 통장이나 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내 금융 정보가 AR ATM에 연동돼 ATM에서 입출금과 송금이 가능하다. 신기술라운지를 체험한 고객 A씨는 "디지털 세상 속 금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느낌이 든다. 말로만 듣던 메타버스나 가상현실 속에서 금융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곳은 농협은행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개발된 새로운 IT를 이용해 어떤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보이면 좋을지에 대해 지난해 2~3월 아이디어 공모를 추진해 아이디어 그라운드 조성에 100% 반영했다.
아이디어 그라운드의 오픈·창의라운지는 새로운 IT 연구와 교육 활동에 활용된다. 약 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오픈라운지에는 편리하게 세미나와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농협은행은 아이디어 그라운드를 활용해 사내 연구 모임인 창의그룹의 활동을 더욱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의그룹 참여자는 평소에도 아이디어 그라운드에 와서 세미나, 스터디 등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아이디어 그라운드는 직원들이 직접 만들었다"며 "직원들부터 디지털 마인드를 함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