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사고수습본부는 16일 신속항원검사 등의 코로나 검사와 진료를 하는 동네병원 모집을 중단할 계획이라 밝혔다. 정부는 이미 충분한 수의 병원을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연일 확진자가 폭증하고 검사 대기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조치란 지적도 나온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중수본은 16일부로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신규 접수를 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며 곧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다.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을 뜻한다.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은 지난 15일 15시 기준 전국에 총 8284개다.
신속항원검사 대기가 길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검사 병원을 늘리지 않겠다는 중수본의 이번 결정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이후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해지자 피검자들이 몰리면서 '신속항원검사 전쟁'이 벌어졌다는 항의가 빗발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근 내과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는 이 모씨(29)는 "검사받으려는 예비 코로나 확진자가 병원에 가득했다"며 "이러다가는 병원에서 코로나 옮을까 걱정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중수본 측은 현재까지 확보한 기관 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모집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수본 관계자는 "일부 대기가 긴 병원은 시행 초반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검색만 해봐도 검사받을 수 있는 병원이 이미 많아 더 이상 모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진료 지정 의료기관 수 신청 중지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의사가 있으면 더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실 확진자가 이렇게 늘어나기 전에 미리 병원을 충분히 확보해둬서 환자들이 대기하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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