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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사로잡았던 재능, 마지막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가
입력 2022-03-15 08:34 
지난 해 2군 타격왕 신성현이 좀처럼 1군에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잊혀진 선수가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두산 신성현(32)은 한국 프로야구에서만 관심을 모은 유망주가 아니다.
일본 교토 국제고 시절 히로시마 도요 키프로부터 지명을 받은 바 있는 선수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인정을 받은 기량을 갖고 있는 유망주였다. 지난해엔 타율 0.331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신성현의 근황은 깜깜 무소식이다.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2군에서만 시간을 보냈고 올 시즌 전력이 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는 1군 시범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신성현은 두산이 무려 주전급 백업이던 포수 최재훈을 내주고 영입한 선수다.
최재훈은 이후 승승 장구해 지난 시즌이 끝난 뒤 5년 총액 54억 원에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성현의 연봉은 4000만 원에 머물러 있다. 이젠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고 할 수 있다.

신성현은 지난 해 2군에서 타율만 높았던 것이 아니다. 장타율이 무려 0.527이나 됐고 출루율도 0.441로 대단히 높았다. OPS가 0.968에 이를 정도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하지만 1군에만 올라오면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많지 않은 기회였지만 살려내지 못한 것은 신성현의 책임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신성형의 재능을 아까워 하고는 있다. 하지만 신성현의 변화 없이는 1군에서 쓰기 어렵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김태형 감독은 "워낙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대신 1군에서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감독은 기회를 줄 때 우선 순위라는 것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신성현은 그 우선 순위에서 한 걸음 밀린 상태다. 이젠 1군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많지 않은 기회겠지만 그 기회를 살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기회가 주어지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신성현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을지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미 감독은 우선 순위에서 제외된 상태라는 뜻이다. 퓨처스리그서 아무리 펄펄 날아도 1군에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확실히 자신의 것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2군과 1군은 전혀 다른 무대다. 1군에 적응하기 위해선 2군처럼 하면 안된다. 하지만 신성현은 그런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군에서 통했던 스윙을 고집해선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이보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
어쩌면 신성현에게는 2군에서의 너무 좋은 성적이 독이 될 수 도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2군에서 워낙 잘 하다 보니 단점을 수정할 절박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늘 신성현을 따라 다니고 있다.
그 단점을 보완하기 전에는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감독의 우선 순위에서 제외 됐다는 말은 대단히 무서운 진단이라 하겠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사로 잡았던 재능은 이대로 사라지는가. 2군에만 머물러 있기엔 이제 신성현의 나이가 너무 많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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