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미분양 쌓이는 지방…'조정지역' 풀릴까
입력 2022-03-14 17:04  | 수정 2022-03-14 19:06
집값이 하락하며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울산시 아파트 전경. [매경DB]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정부가 재산세 감면을 검토 중인 가운데 조정대상지역 해제 조치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들어 지방자치단체 총 7곳이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했다"며 "해제 여부는 다음번에 열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정심은 지난해 12월 말 마지막으로 열렸다. 지난해처럼 분기에 한 번씩 개최될 경우 오는 3월 말께 올해 첫 번째 주정심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에 해제를 건의한 지자체 7곳은 대구·울산·경기 동두천 등 집값이 하락하거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들이며 대부분 지난해 12월에도 해제를 신청한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정심에서는 "시중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규제지역 해제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들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들은 "지난 3개월간 부동산시장이 안정됐다는 사실이 확연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해제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를 요청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지역들은 최근 3개월(2021년 12월 6일~2022년 3월 7일)간 집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거나 상승세가 확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동구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석 달 새 1.29% 하락했다. 대구 동구는 지난해 10월 첫째 주부터 집값이 전주 대비 하락 전환했는데, 지난 7일까지 21주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수도권 규제지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8월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던 경기 동두천시는 최근 석 달 새 아파트 값이 0.28%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역세권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지만 지금은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여순광(여수·순천·광양)'으로 묶이며 전남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광양 역시 최근 석 달 새 집값이 0.67%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광양(조정대상지역 제외)은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분류된 상태다. 광양에서는 4개 단지에서 1300가구가 미분양 사태를 겪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말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심의를 통해 광양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실수요자들에게까지 불편을 끼치는 부동산 규제지역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주문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가격, 청약경쟁률, 분양권 전매량·주택보급률 등을 고려해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된 지역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 지정한다. 2016년 서울과 수도권 일부가 처음 지정된 이후 2020년 충북 청주, 경기 김포와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서구 등이 추가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50%로 제한받는다. 9억원을 넘는 주택이나 투기과열지구는 이 비율이 30%로 떨어진다. 다주택자나 실거주를 하지 않는 사람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김동은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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