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상장 예정인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2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보로노이는 지난 2019년 하버드 다나파버암센터로부터 1조 2000억원 평가로 현물출자를 받은 바 있다.
14일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로노이의 파이프라인 11개 가운데 암의 원인이 유전적으로 규명되어 있는 암(GDC·Genotype Directed Cancer) 분야의 파이프라인 2개 가치를 1조924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는 Exon 20 파이프라인 가치를 6490억원으로, C797S의 가치를 각각 1조 2760억원으로 내다 봤다. GDC 분야에선 약물 설계 기술력이 신약 개발을 성공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개발 진도가 빠른 Exon20 파이프라인의 경우 지난 2019년 하버드 다나파버암센터 역시 해당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한 바 있다. 당시 다나파버암센터는 보로노이의 기업가치를 1조 2000억원으로 평가하며 현물출자에 나섰다. Exon20 치료제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목표로 현재 미국, 호주, 한국 등 3개 국가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Exon20 치료제 임상 1상은 올해 안에 중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상 1상에서 내약성 뿐만 아니라 유효성 확인을 통해 향후 FDA 신속 승인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C797S 파이프라인에 대해 박재경 애널리스트는 "전임상 데이터와 임상 결과 간의 상관관계가 높은 GDC 분야에서 고무적인 전임상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며 "우수한 임상 결과를 보일 것으로 합리적으로 기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경쟁 파이프라인들 역시 개발 초기 단계라는 점도 긍정적"이란 말도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에서 평가한 2개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4만 5000원이다. 이는 보로노이의 희망 공모가 범위(5만~6만5000원) 대비 약 2~3배 높은 수준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보로노이는 2019년 하버드 다나파버암센터 출자 후 유상증자 때 기업가치가 1조 2,000억원까지 올라갔었다"며 "이후 2020년부터 4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지만 최근 1년 이상 바이오 회사 주가가 계쏙해서 하락하며 공모가를 많이 낮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년 이내에 현재 11개 파이프라인을 20개까지 늘릴 뿐만 아니라 4개 파이프라인의 FDA 가속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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