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문턱을 높인 은행권이 달라지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이하 마통) 대출 등 신용대출 한도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고 금리도 낮추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 가계대출이 지난해 말 이후 2개월째 감소하면서 대출 총량 관리에 한층 여유가 생긴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삐 조인 직장인 비상금 마통 한도 숨통 트여
KB국민은행은 이달 7일부터 마통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일반 직장인)~1억5000만원(전문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9월 마통 한도를 5000만원까지 낮춘 지 6개월여 만이다. 1년에 2억원을 벌어 들이는 전문직이라면 마통 대출을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가장 발빠르게 1월 25일부터 마통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8월 수준으로 되돌렸다.
이런 추세 속에 우리은행도 현재 5000만원 수준인 마통 한도를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달 25일 다시 2억5000만원까지 대폭 올렸다.
주요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지난해 9월부터 마통 한도를 일괄적으로 5000만원으로 낮추고 신용대출 한도도 축소 바 있다.
은행권이 신용대출 한도를 원상 복구하는 것은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3개월 연속 감소(총 8000억원)한 것으로, 이런 추세의 감소는 한은이 관련 속보치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4년 이래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총 6000억원 줄었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대출금리 인하·우대금리 상향
KB국민은행은 이달 7일부터 한 달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전세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0.5%포인트 높이기로 한 데 이어 신용대출 우대금리도 0.3%포인트 올렸다. 우대금리가 높아진 만큼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또한 이달 11일부터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중단했던 모바일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7개월여 만에 재개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8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가입이 불가했었다.
케이뱅크는 이달 5일 신용대출 3종의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3%포인트, 아파트담보대출은 변동금리 상품 금리에 대해 0.1%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기존 연 3.27%~10.32%에서 연 3.09%~10.32%로 낮아졌다. 케이뱅크 신용대출은 최대 한도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마통과 신용대출플러스의 최저금리도 인하했다. 신규 마통 금리는 연 3.77%~10.46%에서 연 3.59%~10.46%로, 신용대출플러스 금리는 연 4.08%~11.41%에서 연 3.88%~11.40%로 낮아졌다.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도 모든 신용등급에 대해 연 0.1%포인트 낮췄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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