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2위의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40만원 아래로 밀렸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으로 공매도 제한이 풀리면서 주가가 4%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오전 9시 30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만8000원(4.31%) 내린 39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장초반 39만9000원까지 하락해 지난 8일 40만2500원을 깨고 상장 이후 최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개장 직후 59만8000원까지 올랐다. 당시 고점 대비로 현 주가는 33.2%나 하락했다. 하지만 공모가 30만원보다는 여전히 30% 이상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낙폭은 시가총액 상위의 다른 종목들보다 큰 편이다. 삼성전자(-1.26%), SK하이닉스(-0.83%) 등을 비롯해 시총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2% 넘게 빠지는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이날 코스피200 편입 종목 중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제한이 풀린 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전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됐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 종목만 허용되기 때문에 이날부터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패시브 자금 유입은 지수 편입 기준일 직전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따른 기관 자금 유입은 이미 끝났고 앞으로 공매도 허용에 따른 매물 출회 부담만 남은 셈이다.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의 모습.
[사진 : 이충우 기자]
지난해 9월 코스피200에 편입된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도 공매도 제한이 풀린 편입 다음날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0일 카카오뱅크는 4.31%, 크래프톤은 5.89%나 빠졌다.[사진 : 이충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따라 코스피200 지수에서 제외된 동원F&B는 이날 1% 안팎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이 떨어지고 코스피200에서 빠진 종목이 오르고 있는 셈이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인 대차잔고는 전날 기준으로 250만5371주, 금액으로는 1조459억원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의 총 거래량이 407만주, 거래대금은 1조7116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차잔고가 공매도를 통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주가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가 가능해지는 반면 동원F&B는 앞으로 공매도가 금지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투기적 매매수요가 가세할 수 있다"라며 "편출입 물량 뿐만 아니라 공매도 지정·해제로 인한 투기적 매매로 인해 장중에 높은 가격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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