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투표하지 못한 지지자들의 미안함으로 평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12억 원 가량의 후원금이 쏟아졌습니다. 심 후보는 이를 '지못미' 후원금이라 가리켰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득표율을 넘어서, 밤새 정의당에 12억 원의 후원금을 쏟아주신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시민들의 마음에 큰 위로를 받는다"며 "이번에 심상정을 꼭 찍고 싶었지만 박빙의 선거에 눈물 삼키면서 번호를 바꿔야 했던 수많은 시민들이 계신다"고 전했습니다.
심 후보는 2.37%의 저조한 득표율로 4번째 대선 도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에 심 후보는 "많은 분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성원해 주셨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늘의 이 저조한 성적표는 양당 정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1세대 진보정치의 한계이자, 바로 저 심상정의 책임"이라며 "저의 마지막 소임으로 임한 만큼 더 나은 성과로 헌신을 했어야 하는데 저의 부족함이 아쉽고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라고 대선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았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서는 "무차별한 여성 혐오와 분열의 정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엄중한 경고 또한 깊이 새겨야 한다"며 "정치에서 지워졌던 우리 청년들이 자신의 의사를 당당하게 표현한 값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치개혁 없이는 극단적인 진영정치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확인한 선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찍고 싶었지만 이재명 후보를 찍어야 했던 시민들을 향해 "이후 이어질 지방선거에서 우리 정의당의 유능한 후보들에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지방 정부부터 다당제를 만들어주시기 바란다"며 "우리 정의당이 더 혁신하고 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끝내 우리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제3의 대안 세력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 실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의당 선대본 해단식 직후 "오늘 새벽까지 심상정 후보의 후원 계좌 등으로 들어온 후원금은 12억 원으로 집계됐다"며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이 당선됐을 때 성평등 사회가 퇴행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2030 여성 유권자들이 심 후를 찍지 못하는 과정이 있었다. 심 후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다당제 연합정치로 나아가달라는 열망이 담긴 소중한 후원금"이라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