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당국이 울진·삼척 산불 엿새째인 9일 공중과 지상에서 총력전을 펼친 끝에 진화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와 서부내륙 응봉산 일대에서 조금씩이나마 화마의 기세를 꺾고 있다.
진화에 진척을 보이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는가 했더니 대통령 선거일인 이날 전국에서 산불에서 잇따르고 있어 우려된다. 수일 째 이어지고 있는 울진·삼척, 강릉·동해, 부산 금정, 대구 달성 등지 외에 산불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산림당국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6분 경기 가평군 가평읍 개곡리 일원, 오후 2시 38분 경남 창녕군 고암면 간상리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산불진화헬기 4대(산림 4), 산불진화대원 81명(산불진화대원 등 74), 산불진화차 9대를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 산불 현장에는 초속 2m 북동풍이 불고 있다.
앞서 같은날 오후 2시 2분에도 전북 남원시 덕과면 사율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35분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산불진화헬기 1대(산림 1), 산불진화대원 23명(산불특수진화대 등 23)을 투입해 진화를 완료했다. 이 산불은 민가주변에서 쓰레기소각으로 인해 야산으로 번졌다.
하루 전인 8일 오후 11시 39분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9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산불진화헬기 3대(산림 3), 산불진화대원 243명(산불전문진화대원 등 208명 소방 35), 산불진화차 19대를 투입했다.
이 산불은 경기 수원시에서 발생해 의왕시까지 확산해 2개시에서 합동 대응했다.
지난 2일 부산 금정 산불로 시작해 최대 8일째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이번 대형 산불 피해 면적은 2만2711㏊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던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2만3794㏊)에 맞먹는 규모다.
이번 산불에서 최대 피해를 입히고 있는 울진·삼척 산불의 피해 면적만 1만8671㏊에 달한다. 주택 367채와 공장·창고 156곳, 종교시설 70곳, 농·축산시설 45곳 등 638개 시설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
울진 288가구 379명을 비롯해 전체 403가구 527명이 산불을 피해 임시대피소 등에 머무는 상태다. 이 가운데 임시대피자를 제외한 이재민만 229가구 347명에 이른다.
산림청 관계자는 "언제까지 불을 완전히 끌 수 있다고 확답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최대한 진화율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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