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테슬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를 압도하며 '대세 전기차'가 됐다. 아이오닉5 형제차종인 기아 EV6도 테슬라에 압승을 거뒀다.
8일 현대차·기아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오닉5, 모델3, EV6 [사진 출처 = 현대차, 테슬라, 기아]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올 1~2월 4371대 판매됐다. 2월에만 3995대 팔렸다. EV6는 올들어 1821대 팔렸다. 이 중 2월 판매대수는 1706대다.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적체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보조금이 나오는 2월부터 판매에 탄력이 붙은 셈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판매실적을 집계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1~2월 206대 팔렸을 뿐이다. 1월엔 1대에 그쳤다. 2월엔 배 타고 들어온 물량이 공급된 덕분에 205대로 늘었다. 206대 중 203대가 모델3다.
다만, 아이오닉5는 물론 EV6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적다. 아이오닉5는 모델3보다 21배, EV6는 9배 각각 더 많이 팔렸다.
전기차 보조금이 풀린 2월부터 본격화된 '2022년 전기차 대전'에서 현대차그룹이 테슬라에 압승을 거뒀다.
아이오닉5, 지난해 테슬라 제압
아이오닉5 [사진 출처 =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슬라 킬러' 본색을 드러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2020~2021년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테슬라는 지난해 1만7828대 팔렸다. 전년(1만1826대)보다 50.8% 증가했다. 벤츠(7만6284대), BMW(6만5682대), 아우디(2만5626대)에 이어 수입차 판매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모델3는 8898대, 모델Y는 8891대 각각 판매됐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벤츠 S클래스에 이어 모델3는 5위, 모델Y는 6위를 기록했다.
모델Y [사진 출처 = 테슬라]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본다면 테슬라는 전기차 대명사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모델3는 지난 2020년 전체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역시 1위였다.테슬라는 지난해 모델3와 새로 투입된 모델Y에 힘입어 5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후발주자 현대차그룹에 따라잡혔다.
수입 전기차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전체 전기차 1위 자리와 '전기차 대명사' 타이틀을 놓쳤다. 그것도 현대차그룹 전체가 아닌 아이오닉5에 빼앗기는 굴욕을 당했다.
모델3 [사진 출처 = 테슬라]
아이오닉5는 지난해 4월 출시된 뒤 반도체 대란에 맞춰 전열을 정비하고 7월부터 본격 판매됐다. 12월까지 2만2603대 팔렸다. 모델3(8898대)와 모델Y(8891대)를 더한 대수보다 많았다.국내에서 '전기차 대명사' 타이틀을 현대차그룹이 아닌 아이오닉5이 테슬라에서 빼앗았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굴욕이다.
8월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 EV6도 1만888대 팔렸다. 모델3, 모델Y를 각개 격파하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기아에 밀려 '넘버2' 자리도 위태
아이오닉5 [사진 출처 =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돌풍은 예고됐다. 먼저 출시된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해 2월25일 하루에만 2만3760대 계약됐다. 지난해 판매 목표인 2만6500대를 사전계약 하루 만에 달성한 셈이다.경쟁상대인 테슬라 모델3의 2020년 판매대수(1만1003대)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EV6도 지난해 3월31일 사전계약 첫날 2만1016대를 기록했다.
영국 왓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한 EV6 [사진 출처 = 기아]
테슬라와 모델3·모델Y는 현대차와 아이오닉5가 아닌 기아와 EV6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올해 차종별 대결에서 아이오닉5가 테슬라엔 '넘사벽'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넘버2'는 물론 EV6에 밀려 '넘버3'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테슬라 입장에선 수입차 1위 자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우선 전기차 구입에 영향을 주는 보조금 혜택이 줄었다.
'보조금 싹쓸이'로 판매 성장세를 누렸던 테슬라는 이제 가격을 올려 보조금 100%(차량가 5500만원 미만)를 받지 못한다.
서울시 기준으로 국고·지자체 보조금은 아이오닉5가 862만~900만원, EV6가 900만원, 모델3가 398만~405만원이다.
폴스타2 [사진 출처 = 폴스타]
설상가상 벤츠 EQA,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등 기존 전기차 외에 새로운 전기차들이 투입돼 파이가 커진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성능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의 폴스타2, '안전 대명사' 볼보가 만든 C40·XC40 리차지, '아이코닉 아이콘' 미니(MINI) 일렉트릭, '전기차 대중화 기수' 쉐보레 볼트 EV와 볼트 EUV 등이 '타도 테슬라'에 나섰다. 전기차 최대 기대주인 아이오닉6도 올해 나온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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