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YT, 우크라이나 일가족 시신 담은 사진 1면 게재…이례적 결정
입력 2022-03-08 16:46  | 수정 2022-03-08 16:48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도시 이르핀에서 피난 중 러시아군의 포격에 맞아 숨진 민간인들 곁에 짐가방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상 부인하는 현 상황 속 매우 중요한 사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간으로 어제(7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일가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1면에 게재했습니다.

NYT는 이날자 지면 1면에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인근 소도시 이르핀 거리에서 피투성이가 돼 쓰러진 일가족을 살피는 정부군 병사의 모습을 담은 5단 크기의 사진을 실었습니다.

NYT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이르핀 바깥으로 대피하던 중 러시아군의 박격포탄 파편에 맞은 현지 주민들입니다. 어머니와 아들, 딸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이들과 함께 이동하던 지인도 중상을 입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계 주요 언론사들은 대체로 사망자의 시신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게재하는 행위를 지양해왔습니다. 그 때문에 NYT의 이같은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NYT는 온라인판에 실린 같은 기사에서는 민간인들이 있는 거리 한가운데서 갑자기 폭발이 발생하고 정부군 병사들이 쓰러진 시민들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잔혹한 장면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은 그러한 보도를 지양하는 기존 방침이 우크라이나인들이 직면한 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해당 사진을 촬영한 NYT 기자 린지 아다리오는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내가 민간인들이 직접 표적이 됐다는 것을 목격한 경우"라면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상을 부인하는 현 상황에서 이 사진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다른 서방 매체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기조를 바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전날 밤 같은 영상을 방송에 내보냈고, AP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사진들을 수위가 높을 수 있다는 경고를 붙여 내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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