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나는 페미니스트"…윤석열, WP 인터뷰 답변 논란에 국힘은 "실무진 실수"
입력 2022-03-08 14:59  | 수정 2022-06-06 15:0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 윤 후보의 WP 인터뷰 답변 / 사진 = 연합뉴스, WP 캡처
WP 인터뷰서 윤석열 "나는 페미니스트"
국힘 "실무진 실수…페미니스트라 한 적 없다"
WP 기자, 전체 답변 공유하며 왜곡 없었다 강조

워싱턴포스트(WP)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인터뷰를 전하며 윤 후보가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국민의힘 측은 "그런 발언을 한 적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WP에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고 했는데, 해당 인터뷰 기사를 쓴 WP 기자는 윤 후보의 전체 답변을 공유하며 왜곡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현지 시간 7일 공개된 WP 서면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한 형태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식하는 것이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운동"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저는 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동안 윤 후보는 '여성 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발언하는 등 페미니즘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WP 인터뷰에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전한 겁니다.

국민의힘 측은 선대본부 공보단 명의로 윤 후보의 서면 답변 원문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윤 후보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서면 인터뷰 진행 과정에서 실무진의 실수가 있었다"며 "인터뷰 원본이 아니라 축약본이 언론사(WP)에 전달돼 그것을 기반으로 보도가 나갔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후보의 진짜 생각은 그동안 밝혔던 것처럼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의 하나로 존중한다는 것이므로 워싱턴포스트 측에도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던 미셀 리(Michelle Lee) WP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윤 후보의 답변서를 공유하며 "우리 기사에 실린 윤 후보의 페미니스트 인용문이 채택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작성한 질문에 대한 윤 후보의 전체 답변을 공유하고 싶다"며 "우리는 말한 그대로(verbatim) 기사에 인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셀 리 기자가 공개한 윤 후보의 답변서에 따르면 윤 후보는 '후보님 정책이 여성을 차별한다는 평가에 대하여 어떻게 보십니까? 후보님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을 밝혔으며,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이 WP에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고 전했지만 8일 2시 55분 현재까지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윤 후보의 답변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