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도연맹 소속 4천9백 명 학살"
입력 2009-11-26 16:55  | 수정 2009-11-26 18:30
【 앵커멘트 】
6·25 전쟁 당시 이른바 보도연맹에 이름이 올려져 있던 수천 명이 학살된 것으로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위원회는 이승만 정부 최고위층에서 학살 명령을 내렸던 것으로 추정했지만, 정확히 누가 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 진태의 약혼녀인 영신은 쌀을 준다는 말에 속아 보도연맹에 가입합니다.

하지만,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보도연맹원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차별적으로 사살했습니다.

보도연맹은 지난 1949년 좌익운동을 하다 전향한 사람들로 조직된 반공단체로 그 수가 30만 명에 달했지만, 전쟁이 나자 위험 인물로 분류돼 상당수가 학살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3년간의 조사 끝에 보도연맹 사건 당시 최소 4천9백여 명이 학살됐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동춘 /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 "보도연맹원 혹은 보도연맹에 가입하지 않은 요시찰 요원 중 적게는 30% 많게는 70%가 학살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보도연맹원 소집으로 경찰에 불려갔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87살 김 모 씨는 아직도 탈출했을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보도연맹 사건 생존자
- "죽일 때는 죽이더라도 이렇게 쪄서 죽일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인간이 딱하니까 이만큼 열어줬습니다. 사람 하나 간신히 빠져나갈 정도로 열어줬죠."

위원회는 사살 명령을 내린 곳이 경찰 사찰계와 육군 방첩계라고 했지만 직접 명령을 내린 곳이 어디인지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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