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그 땐 속으로 욕도 많이 했었습니다. 이제야 깊은 뜻을 알게 됐습니다."
배영수 두산 불펜 코치는 최근 스프링캠프지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두산에 투수 인스트럭터로 잠시 방문한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배영수는 선 감독이 2002년 삼성에 수석 코치로 취임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던 첫 제자다. 오랜 시간 만큼 굴곡진 드라마가 만들어졌었지만 이젠 대 스승 앞에 머리를 조아릴 줄 아는 경험이 생겼다.
배영수 코치는 일단 이번 기회를 통해 선 감독에게 지도자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선 감독은 재야에서 야구 공부를 하며 트랙맨, 랩소도, 호크 아이 등 첨단 장비와 데이터를 이용한 선수 지도법에 눈을 떴다. 이번에도 그런 데이터를 중심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무조건 첨단 기기에만 매달리지는 않았다. 어떤 데이터 보다도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하체의 움직임이 원활하게 움직여야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다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첨단 데이터에만 빠져 있던 배영수 코치에겐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 시간이었다. 지도자로서 어떤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가슴 속의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배영수 코치는 삼성 시절, 선 감독의 지도로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2004년 17승2패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며 KBO리그를 호령하는 투수가 됐다. 선 감독과도 최고의 궁합을 보여줬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 급격한 추락을 거듭했다. 2009시즌에는 1승1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선 감독과 배영수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 시기였다.
선수 배영수는 자신을 좀 더 믿어주길 바랐지만 선 감독의 결단은 언제나 냉정했다. 수술 이후 기댈 곳이 없었던 배영수에게는 대단히 외로운 시간이었다.
배영수 코치는 "그 때 정말 감독님 원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감독님만 미워했다. 날 좀 더 믿어주시지 않는다는 생각에 서운하고 속상했다. 욕도 많이 했다. 감독님이 떠나고 나는 재기에 성공했다. 내가 맞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 혼자 힘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감독님 입장에선 그 때 내게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팀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님은 팀 전체를 봐야 했을 것이다. 내 이기적인 생각에 혼자 방황했었다. 이번에 감독님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이야기도 하며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야구로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모두가 지금 새로운 기기와 데이터에 열중하고 있지만 그 기반은 기본기 위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감독님과 보낸 짧은 시간이 내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사람의 인연은 언제 어떻게 돼 다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과거 속에선 이해할 수 없었던 일도 시간이 흐르면 세월의 공부를 통해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배영수 코치에게 선동열 전 감독이 그랬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선 감독에 대해 품었던 응어리를 모두 풀어냈다. 배영수 코치에게 진정한 스승이 한 명 더 생겼다. 아니 원래 스승은 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땐 미처 그 큰 뜻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영수 두산 불펜 코치는 최근 스프링캠프지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두산에 투수 인스트럭터로 잠시 방문한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배영수는 선 감독이 2002년 삼성에 수석 코치로 취임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던 첫 제자다. 오랜 시간 만큼 굴곡진 드라마가 만들어졌었지만 이젠 대 스승 앞에 머리를 조아릴 줄 아는 경험이 생겼다.
배영수 코치는 일단 이번 기회를 통해 선 감독에게 지도자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선 감독은 재야에서 야구 공부를 하며 트랙맨, 랩소도, 호크 아이 등 첨단 장비와 데이터를 이용한 선수 지도법에 눈을 떴다. 이번에도 그런 데이터를 중심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무조건 첨단 기기에만 매달리지는 않았다. 어떤 데이터 보다도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하체의 움직임이 원활하게 움직여야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다는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첨단 데이터에만 빠져 있던 배영수 코치에겐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 시간이었다. 지도자로서 어떤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가슴 속의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배영수 코치는 삼성 시절, 선 감독의 지도로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2004년 17승2패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며 KBO리그를 호령하는 투수가 됐다. 선 감독과도 최고의 궁합을 보여줬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 급격한 추락을 거듭했다. 2009시즌에는 1승1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선 감독과 배영수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 시기였다.
선수 배영수는 자신을 좀 더 믿어주길 바랐지만 선 감독의 결단은 언제나 냉정했다. 수술 이후 기댈 곳이 없었던 배영수에게는 대단히 외로운 시간이었다.
배영수 코치는 "그 때 정말 감독님 원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감독님만 미워했다. 날 좀 더 믿어주시지 않는다는 생각에 서운하고 속상했다. 욕도 많이 했다. 감독님이 떠나고 나는 재기에 성공했다. 내가 맞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 혼자 힘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감독님 입장에선 그 때 내게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팀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님은 팀 전체를 봐야 했을 것이다. 내 이기적인 생각에 혼자 방황했었다. 이번에 감독님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이야기도 하며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야구로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모두가 지금 새로운 기기와 데이터에 열중하고 있지만 그 기반은 기본기 위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감독님과 보낸 짧은 시간이 내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사람의 인연은 언제 어떻게 돼 다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과거 속에선 이해할 수 없었던 일도 시간이 흐르면 세월의 공부를 통해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배영수 코치에게 선동열 전 감독이 그랬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선 감독에 대해 품었던 응어리를 모두 풀어냈다. 배영수 코치에게 진정한 스승이 한 명 더 생겼다. 아니 원래 스승은 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땐 미처 그 큰 뜻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