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표, 비밀투표 원칙 위반”
“선관위,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
“선관위,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확진·격리자에 대한 투표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당시 선거 사무원으로 일했다는 한 지방직 공무원이 유권자의 기표용지를 선거관리원이 대신 투표용지에 넣도록 지시한 선관위 책임자를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본 투표일(9일)에도 선거 사무원으로 일할 예정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5일 선관위 졸속 행정에 대한 책임자 중징계와 선거 업무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을 촉구한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했습니다.
청원인은 선거를 수행하는 실무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선관위의 업무 처리방식과 태도에 크게 분노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문제는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사무원이 받아 비확진 유권자 투표소의 투표함에 전달하게끔 선관위 지침이 내려왔다는 것”이라며 처음 지시를 확인한 순간부터 이게 말이 되느냐며 탄식이 터져 나왔다”라고 말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51조 2항에 따르면 ‘하나의 선거에 관한 투표에 있어서 투표구마다 선거구별로 동시에 2개의 투표함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청원인은 상대적으로 이 같은 작은 규칙을 지키기 위해 더 큰 전제인 직접선거와 비밀선거의 원칙이라는 헌법을 위반하는 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청원인은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지문 또는 서명을 입력하는 절차가 있다”라며 하지만 실제 확진자 투표가 진행될 때에는 이를 모두 무시하고 사무원이 대리 입력 후 투표용지를 발급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선관위의 무책임한 태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행위”라고 덧붙였습니다.
투표용지 받는 유권자. /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투표 사무원들이 파란색 라텍스 장갑을 착용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케 한다며 선관위의 선거 개입과 중립의무 위반 논란이 일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해당 장갑은 선관위에서 일괄 배부된 것이며, 문제가 된 이후 ‘파란색 장갑을 끼지 말라는 지시만 내려올 뿐 별다른 후속조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원인은 선관위는 실제 투표 사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투표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조금의 관심도 없다”며 제가 근무한 투표소를 기준으로 고작 6인분의 방역 장비와 방역수당이 지급되었으며 이 인원이 100여 명을 웃도는 확진·격리자를 통제하고 욕받이가 되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어 선관위 직원을 현장에 투입하도록 하는 등 선거 업무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현장 인력의 부족은 비용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도 이례적인 방법으로 투표가 이루어진다면 현장에 나와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확인하고 바로 판단을 내려 시정조치를 해주어야 하는데 끝까지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선관위는 사전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부실관리 논란에 대해 사과와 함께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도 이번에 실시한 임시기표소 투표방법은 법과 규정에 따른 것이며, 모든 과정에 정당 추천 참관인의 참관을 보장하여 절대 부정의 소지는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 10시 긴급 전원회의를 열고 본투표에서의 확진자·격리자 투표소 운영 방침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본 투표 때는 임시기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일반 유권자 투표 종료 후 투표소 내에서 투표하도록 방안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