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화·비나치·중립국 등 요구.."우크라 수용 힘들어"
민간인 피해 및 탈출 실패, 우크라 탓으로 돌려
"체르노빌 원전 등 안전 위해 수일내 러·우크라·IAEA 3자회동"
민간인 피해 및 탈출 실패, 우크라 탓으로 돌려
"체르노빌 원전 등 안전 위해 수일내 러·우크라·IAEA 3자회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반면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원전)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엘리제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해당 전화 통화는 105분간 이어졌습니다. 이번 전화 통화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네 번째 전화 통화입니다.
통화를 끝낸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중립화'라 부르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협상을 통해서든 전쟁을 통해서든 우크라이나에서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Δ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요구 취소 Δ비무장화 Δ비나치화 Δ중립국 지위 Δ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독립도 인정하라고 요구했으나, 엘리제궁 측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요구"라고 거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공격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발전소(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원전 보호를 위한 유엔 원자력 기구의 기준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원전시설이 더는 러시아군의 공격 목표가 되거나 전투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원전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며 이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IAEA 간 3자가 대화한다는 원칙에 동의했습니다.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주민들 / 사진= 안톤 헤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페이스북
앞서 지난 4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단지에서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폭발 사고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손상을 입고, 단지 밖의 교육 훈련용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와 관련한 긴급회의를 개최했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주변 지역을 장악했다고 통보해왔다"라며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민간인 피해와 탈출 실패 등을 우크라이나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은 러시아군이며, 우크라이나군이 자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양국은 지난 3일 열린 2차 휴전 협상에서 민간인 탈출 및 격전지에 의약품과 식량을 전달하기 위한 인도주의 통로 공동 제공에 합의하고, 민간인 대피 시 일시 휴전하기로 했으나 좀처럼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측에서 국가주의자들을 진정 시켜 휴전을 연장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공격 행위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5일) 오후 6시(한국시간 6일 오전 0시) 재개됐다"고 밝히고 다시 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입니다.
엘리제궁 당국자는 러시아군의 포위공격을 받은 마리우폴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여러 곳의 인도주의 상황이 나쁘다며 러시아 측이 제시된 요구에 대해 대단히 신속하고 명확하게 대응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