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韓대선 나흘전 또 미사일 쐈다…'정찰위성 시험' 주장할듯
입력 2022-03-05 14:32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매경DB]

북한이 한국 대선을 나흘 앞두고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또다시 탄도미사일 무력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개발 중요 시험'이라고 주장한 발사 이후 엿새 만이자 올해 들어 9번째 도발이다.
한국 대선 일정에 개의치 않고 자신들이 세운 시간표대로 군사력 강화를 지속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미는 한목소리로 북측을 규탄하며 거듭 자제를 촉구했다.
5일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8시 48분께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 정점고도는 약 560km, 비행거리는 약 270km로 탐지됐다.
합참이 공개한 미사일 제원과 발사 장소는 지난달 27일때와 비슷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도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내걸고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실제로 정찰위성 관련 주요 장비를 시험하기 위한 '사운딩 로켓'을 쐈을 개연성도 나온다. 주로 무중력 상태에서의 연구 목적으로 쓰이는 사운딩 로켓은 레이더 상에서는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어떤 발사체를 쐈더라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결의 위반이다. 계속된 북한의 무력시위가 앞서 자신들이 공언한 정찰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향하고 있다는 점도 주변국들의 안보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오전 10시부터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갖고 북측을 규탄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참석자들은 북한이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안정,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청에 역행하면서 전례없이 반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이를 규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베이징 동계패럴림픽과 국내 대선 일정이 진행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북한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평안남도 영변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등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더욱 면밀히 감시하면서 필요한 대응조치를 적극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도 이날 전화협의를 갖고 대응 공조에 나섰다. 이날 외교부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날 오전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갖고 북한이 유엔 결의를 위반하며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것을 규탄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향후 한미 간 빈틈없는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이 상황을 추가로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10회 생일까지 정찰위성 개발에 역점을 두고 발사 행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한국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일에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그들이 한국 국내 정치일정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대로 작동하는 인공위성이나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정찰자산 하나도 없는 북한에게 '정찰위성' 보유는 숙원이자 국방 분야에서의 중요 목표 중 하나"라며 북측이 관련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