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창업주인 고(故)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 하와이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넥슨은 안갯속이다. 10조원이 넘는 자산에 대한 상속세만 6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여 일부 계열사 등에 대한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나오기 때문이다.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될 듯
4일 IT업계에 따르면 넥슨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에는 지주사인 NXC가 있다. NXC의 지분은 고인이 된 김 이사의 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다. 각 보유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김 이사 67.49% ▲배우자인 유정현 감사 29.43% ▲계열사 와이즈키즈 1.72% ▲자녀 2명 각각 0.68%(총 1.36%) 순이다.
와이즈키즈는 2명의 자녀가 지분 50%씩 갖고 있으며, NXC는 넥슨코리아를 100% 보유한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 47.4%를 보유 중이다.
IT업계는 넥슨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5년 넥슨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치고 2006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고인은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는 없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현재 넥슨 일본법인은 오웬 마호니 대표가 맡고 있으며 넥슨코리아는 이정헌 대표가 이끌고 있다. NXC는 넥슨 초기 멤버인 이재교 대표가 올라 있다.
고(故) 김정주 NXC 이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매각 가능성에 자회사 주식 널뛰기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각종 공제 후 상속받는 금액(과세표준)이 30억원 이상일 경우 상속세율은 50%에 이른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20%가 할증돼 실질적인 상속세율은 60% 정도다.
NXC는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아 지분 가치 산정이 모호하다. 다만 미국 블룸버그는 앞서 고인의 자산 규모를 74억6000만달러(약 9조80억원)로, 포브스는 109만달러(약 13조1600억원)로 각각 추정했다.
앞서 넥슨 일가는 지난 2019년 넥슨의 지주사인 NXC 지분에 대한 공개 매각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마땅한 인수 대상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당시 기업 가치는 약 10조원이었다. 10조원으로 계산할 때 유 감사와 자녀 2명이 이를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는 6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부동산, 현금자산 등이 더해지면 실질적인 상속세 규모는 6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기업의 과도한 상속세 부담 지적에 제도 개편 가능성도 있지만, 제도가 향후 바뀌더라도 당장 개편 효과를 보긴 어렵다. 앞서 삼성그룹도 총 12조원이 넘는 상속세 부담을 지기도 했다.
상속세는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 만약 회사 매각 없이 상속세를 낼 경우 10년간 분납이 가능하다. 삼성그룹의 경우 분납을 결정해 지난해 2조원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게임즈 로고 [사진 출처 = 넥슨게임즈]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분 상속보다 지분 매각에 무게를 싣는다. 자녀들의 경영권 참여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조원의 상속세를 내며 지분을 승계할 이유는 적기 때문이다.다만 이 경우 경영권 변동도 가능하다. 기업의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회사 경영이 흔들릴 수 있다.
넥슨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넥슨 계열사는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코리아가 각각 63%, 56%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인 넥슨지티, 넷게임즈는 이날 오전 9시50분 기준 전일 대비 각각 2.30%, 7.42%% 내림세다. 전날엔 각각 29.89%, 29.75% 급증했다. 두 회사는 이달 31일 합병해 넥슨게임즈로 출범하는데,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식 가치가 오르내리고 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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