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사들이 "꼭 사라" 추천한 금융주…전쟁 악재에 폭삭
입력 2022-03-03 17:48  | 수정 2022-03-03 18:44
서방의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퇴출 제재로 인해 금융주가 약세다. 러시아와 관련된 기관·기업에 대한 대출 회수 어려움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리스크에 국채 금리(수익률)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은 지난 2월 고점 대비 12.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7.22%), 하나금융지주(-10.68%), 우리금융지주(-12.11%) 모두 하락세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의한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 기대에 긴축 시기 방어주로 손꼽히는 금융주는 올해 초부터 수급이 몰렸지만 상승분을 대거 반납한 모습이다.
상승 랠리를 달리던 금융주들이 주춤한 것은 서방이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스위프트 제재를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연합(EU)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은행 7곳에 대한 스위프트 퇴출 제재를 시행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세계 200여 개국 1만1000개 은행을 연결하는 국제 통신망을 뜻한다. 회원 은행 간 국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계 금융의 핵심 인프라스트럭처 역할을 수행한다. 스위프트에서 배제된다는 건 러시아 관련 금융기관, 기업 등의 국제 금융시장 접근이 극도로 제한된다는 의미다.
스위프트는 '금융 핵폭탄'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제재로 금융주 주가엔 악재로 평가된다. 러시아에 대규모로 대출을 해준 은행들은 대출 금액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은행이 러시아에 대출한 금액은 1210억달러(약 145조원)에 달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러시아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는 약 6037억원이다.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악화도 우려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스템 산업인 은행주 약세가 심화됐다"고 밝혔다.

전쟁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개선되면서 장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점도 금융주엔 악영향이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비례하며 채권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건 안전자산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의 경우 예금 금리는 단기 금리를, 대출 금리는 장기 금리를 기준으로 본다. 최근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건 은행 수익성이 그만큼 악화된다는 의미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금융권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발생한 것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와 경기 불확실성 반영으로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기준금리 인상 시점 지연 등으로 순이자마진 개선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각국 지수가 동일한 방향으로 하락하면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익이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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