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전세거래 '꽁꽁'…3년9개월만 최소
입력 2022-03-03 17:20 
울산과 광주 등 5대 광역시는 올해 입주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지만, 그 외 지방은 줄어 전세 얻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울산 삼산동의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 DB]
부동산시장에서 오는 9일 대통령 선거 전 관망세가 극심한 가운데 지난달 서울 전·월세 거래량이 3년9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역대 최소치를 이어가고 있고,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커지는 등 부동산시장 조정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2285건을 기록했다. 1월(1만4741건)보다 16.6% 감소했고, 2018년 5월 1만2083건을 기록한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소 거래량이다. 서울 25개구 중 중랑구를 제외한 24개구에서 전월 대비 전·월세 거래량이 줄었다.
서울 노원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그동안 전세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물론, 금리 인상으로 이자 비용도 늘다 보니 새롭게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보다 기존 전셋집 계약을 연장하는 건만 종종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역대 최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94건을 기록했다. 2006년 서울시가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소 매매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1월(1080건)의 36%에 불과하고,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거래량이 급감했던 2008년 11월(1163건)에 비해서는 34% 정도에 그친다. 용산구(4건), 중구(4건), 성동구(5건), 금천구(5건), 광진구(6건), 강북구(7건), 도봉구(8건), 종로구(8건) 등은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4주(2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약 1790건으로 최근 5년 주간 매매 거래 평균 대비 2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에도 당분간 매매와 전·월세 거래가 큰 변화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매매량이 줄어드니 전·월세 거래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따라 세입자들 움직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를 새롭게 매매한 사람이 많아야 그 아파트에 전·월세 세입자를 들이는 경우도 늘어 모든 거래가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은 심리적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 단기간에 급격하게 거래량이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세는 임대차3법 시행 2년째를 맞는 오는 7월이 임박하기 두세 달 전부터 새로운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전셋값도 계속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4주(2월 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2% 떨어지며 지난주 (-0.01%)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0.03%로 지난주와 같았다. 서울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0.05%)는 개포·대치동 등 재건축과 구축 위주로, 강동구(-0.02%)는 둔촌·암사동 등 구축 위주로 각각 하락했다. 이번주 0.12% 하락한 인천에서는 서구(-0.33%)는 청라·경서동 주요 단지 위주로, 연수구(-0.31%)는 송도동 신축 대단지 위주로 떨어졌다.
부동산원은 "대선을 앞두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관망세가 지속되고 대체로 이전 신고가보다 하락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하락폭이 소폭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