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계열사 티빙의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작업을 최종 마무리했다.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딱 1주일 만에 잔금 납입을 마쳤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의 자회사 티빙은 지난달 25일 제3자 유상증자를 위한 잔금 납입을 마무리했다. 사모펀드 제이씨지아이(JCGI·JC그로스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1주일 만에 거래를 마무리한 것이다.
티빙은 보통주 38만2513주를 주당 65만3572원에 발행하기로 했다. 약 2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거래 구조는 JCGI가 프로젝트펀드를 만들어 티빙의 발행 신주를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펀드 출자자로는 생명 및 화재 보험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티빙은 경쟁 입찰로 투자자를 모집했으며 예비 입찰엔 골드만삭스PIA와 CVC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자산운용 컨소시엄, 우리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참여했다. 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우리PE가 막판까지 완주한 후보군으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 간의 계약 상엔 '기업공개(IPO)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 때문에 IPO 의무 조항이 없지만 이번 투자 유치를 사실상 프리IPO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노무라금융투자가 투자 유치 실무를 맡았다.
티빙은 이번 증자 과정에서 약 2조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7월 네이버를 주주로 맞이할 당시 기업가치는 3500억원이었다. 7개월 여 만에 6배 이상 많은 가치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티빙은 CJ ENM 사업부 중 하나였으나 2020년 10월 별도의 회사가 됐다. CJ ENM은 티빙이 OTT 사업에만 주력할 수 있도록 물적분할시켰다. 업계에선 당시에도 티빙이 빠른 시일내로 투자 유치에 나서리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CJ그룹 안팎에선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티빙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티빙은 OTT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인수를 검토했던 기업들도 티빙의 콘텐츠 생산 능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티빙의 유료 가입자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티빙은 확보한 자금을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IT) 경쟁력 강화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100여편의 콘텐츠 제작, 가입자 800만명 이상 확보, 해외 서비스 론칭 등에도 힘쓸 방침이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 JCGI에도 관심이 쏠린다.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첫 마수걸이 거래를 대기업 계열사 투자로 이뤄냈기 때문이다. JCGI는 JC파트너스의 자회사로 이현범 대표가 이끌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 MG손해보험 등에 투자하며 존재감을 알린 바 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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