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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야구계 '이정후 풀 베팅' 배경에 중계권만 있는 것 아니다
입력 2022-03-02 04:02  | 수정 2022-03-02 05:16
이정후가 스프링캠프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일본 야구계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가 해외 진출 시장에 나오면 풀 베팅을 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정후는 이미 일본 프로야구 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일본 야구계는 이정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머니 게임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야구도 메이저리그와 머니 게임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천문학적 예산을 쓰는 메이저리그와 돈으로 붙어보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 야구계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머니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이정후를 놓고 메이저리그와 머니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중계권료'다. 이정후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게 되면 한국 미디어에 중계권료를 판매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중계권료는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나눠서 판매 한다. 홈 경기 중계권료는 100% 소속 구단이 가져간다.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이승엽이 요미우리 시절 6언 엔(약 61억 원)의 연봉을 받았을 때 이 중 상당 부분을 중계권료로 메꿨다는 풍문이 돈 바 있다.
세월이 흘렀고 이정후에 대한 중계권료도 크게 올랐을 것이 분명하다. 이정후에 대한 베팅 뒤엔 이처럼 든든한 중계권 시장이 버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정후는 이미 한국 프로야구이 슈퍼 스타다. 한국 내 일본 프로야구 시장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중계권을 원하는 방송사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이정후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름의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구단 입장에선 크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닐 수 있다.
이정후의 인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이정후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 정신과 자신의 실력을 앞세우지 않는 겸손함을 지닌 플레이어로 이름이 높다. 이정후를 영입하는 팀은 팀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축 선수를 영입하게 된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이정후는 일본 야구계 입장에선 외국인 선수다. 큰 돈을 들인 외국인 선수가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를 한다는 건 팀 워크를 만드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일본 야구계가 거액의 베팅을 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이유다.
일본 프로야구에 정통한 야구 관계자는 "물론 비지니스 측면에서 이정후에 대한 중계권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정후의 몸 값에 중계권료가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 이정후에게 거액을 들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정후는 자신의 야구 실력 뿐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 정도 인성을 가진 선수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팀 퍼스트 정신으로 야구하는 것 만큼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이정후가 빼어난 인성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액의 베팅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정후 스스로 스타성을 키우고 인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본 야구계도 주머니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이정후의 몸값에는 중계권료가 전부라고 할 수 없다. 이정후가 팀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베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이미 인정받은 이정후의 인성은 일본 야구계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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