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여성은 목숨걸고 싸우는데…중국선 "미녀들이 온다" 도넘은 조롱 논란
입력 2022-03-01 13:54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의 주민들이 28일(현지시간) 천을 잘라 자국군 인원, 장비, 시설을 은폐하는 위장망을 만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여성들까지 군대에 자원입대하며 조국 수호에 나선 가운데 중국 일부 네티즌들이 전쟁 상황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미녀가 중국에 오고있다" 등의 글을 올려 반중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인터넷 공간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찬사가 넘쳐난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 푸틴 대통령을 두둔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푸틴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3시간가량의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현대 우크라이나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가 만들었다", "경제 및 무역 특혜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보조금이 1991년부터 2013년까지 2500억 달러(약 299조 3500억 원)에 달한다" 등 주장을 펼쳤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중국어판으로 제작됐는데, 이 영상이 24시간 만에 11억 뷰를 달성했다고 중국 관영매체는 전했다.
또 중국 누리꾼들은 푸틴 대통령을 "푸틴 대왕(Putin the Great)", "구 소련의 최고 유산", "이번 세기의 가장 위대한 전략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28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 통화에서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도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또 그는 영국·프랑스·독일 측과 통화에서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은 절대 중국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평화유지군 파견 등에 대해서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반대한 바 있다.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는 가운데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는 '우크라이나 미녀들이 중국으로 오고 있다. 그들을 기꺼이 받아주겠다', '우크라이나 군에 입대하는 대학생들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미녀들을 꼬시는 방법' 등 부적절한 글들이 올라왔었다. 같은 시기 웨이보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극적 내용을 올린 105개 계정을 임시 폐쇄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중국 네티즌의 조롱이 반중 세력의 조작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극소수 비이성적인 개인이 SNS에 올린 글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미국에 기반한 온라인 미디어 섭차이나(Supchina)의 조작과 과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벌어진 이후 우크라에서는 남녀 불문하고 조국을 지키기위한 자원입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들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들었다.
미인 대회 출신 아나스타시아 레나는 지난달 23일 인스타그램에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든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침략을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며 러시아 군대에 경고하기도 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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