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의 직장생활과 연애, 결혼, 이별 등을 다룬 일명 '어른 로맨스'가 웹툰과 웹소설 분야에서 한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가상의 판타지가 아닌 현실세계를 오롯이 담아낸 '진짜 로맨스물'에 대한 갈증이 웹툰과 웹소설 장르에서 폭발했단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는 어른 로맨스물의 지식재산권(IP) 조회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짐승같은 스캔들'은 올해 들어 조회수가 51% 증가했다. 이 웹툰은 형식적인 친구 사이에서 진짜 연인으로 발전하는 스타 남녀의 연애 스토리를 다뤘다. 결혼식을 앞두고 바람난 남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동생 친구에게 대리 애인 역할을 부탁하는 웹툰인 '대리애인' 역시 조회수가 지난해보다 56% 뛰었다.
[사진 제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소설도 마찬가지다. 쇼윈도 부부생활을 유지하던 부인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지만 결국 관계를 회복하는 내용의 '이혼해 주세요'는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들어 조회수가 95% 급증했다. 카카오엔터의 대표 어른 로맨스 IP인 '사내 맞선'은 드라마 방영까지 앞뒀다.카카오웹툰은 올해 초 '어른 로맨스 공모전'을 열고 성인이 중심인 로맨스물을 하나의 장르로 제시했다. 직장생활부터 결혼, 재혼, 이별 등 현실과 맞닿은 소재를 풀어내면서 2030세대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한송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툰사업실 PD팀 팀장은 "기존에도 현실 연애에 기반한 로맨스 작품은 존재했지만 카카오엔터는 장르 자체를 하나의 새로운 콘셉트로 시장에 제시했다"며 "다양한 소재와 연출, 탄탄한 스토리 역량을 기반으로 기존의 어른 로맨스 작품까지 한꺼번에 관심 반열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어른 로맨스 열풍에 본격적인 불을 당긴 작품은 바로 '사내 맞선'이다. 이날 드라마로도 공개되는 이 작품은 뭐든지 잘하는 직장 사장과 여직원의 오피스 로맨스물이다. 사내 연애, 맞선, 결혼이라는 소재적 특징 외에도 스킨십을 비롯해 보다 솔직한 성인들의 연애를 그렸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은 이달 전세계 기준 약 4억5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카카오엔터는 드라마 사내맞선 방영 기념으로 매주 월요일을 '사내 맞선 데이'로 정하고, 작품 열람에 따라 다음 캐시와 사내 맞선 오피스 키트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카카오웹툰의 '내일도 출근!' 역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어른 로맨스 작품이다. 평범한 30대 직장 여성의 일상 생활과 연애를 담아 큰 공감을 얻었다. 말에 가시가 돋친 상사, 잊을 만하면 연락 오는 전남친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나 이혼 경력을 가진 남자친구를 이해하는 과정 등이 완벽한 남녀 주인공 중심의 판타지 로맨스가 아닌 일상의 현실 연애와 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도 어른 로맨스 장르가 가진 특징이다. 카카오페이지 작품 '아내가 돌아왔다'는 이혼했던 부부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재결합하는 과정을 그렸다. 부부 간에 일어날 수 있는 고민이나 마찰, 육아가 주요 소재다. '아내가 돌아왔다'는 웹소설과 웹툰을 합쳐 누적 조회수 약 4600만회를 기록한 작품으로, 2년 전에 완결됐지만 올해 1월까지도 매달 약 4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김미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소설사업실 실장은 "최근 새롭게 제시한 어른 로맨스 장르를 비롯해 앞으로도 다양한 독자의 요구를 부합할 수 있는 여러 세부 장르 발굴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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