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협상단, 벨라루스 도착했다"…우크라 "다른 곳에서 협상해야"
입력 2022-02-27 20:3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ASS =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ASS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향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 협상단을 파견했다며 우크라이나에 협상을 제안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협상 장소가 중립적이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다.
로이터와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위해 러시아 대표단이 벨라루스 남동부 호멜에 도착했고,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우크라이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상단에 러시아 외무부와 국방부, 크렘린궁 등 정부 고위 관계자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은 기꺼이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벨라루스는 거부한다"며 "벨라루스는 침략의 교두보였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헝가리) 부다페스트, (터키) 이스탄불,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 온갖 도시를 러시아에 제안했다"며 "로켓포가 날아오지 않는 다른 나라의 어떤 도시라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이어 "이 같은 도시에서 회담해야 신뢰할 수 있고 전쟁을 끝마칠 수 있다"며 "당연히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 만나고 싶고, 전쟁이 끝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한 보좌관도 "우크라이나는 군사공격과 관해 러시아와 최후통첩 없는 진실된 협상을 원한다"며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협상단을 보낸 것은 정치적 선전전"이라고 말했다.
논란에 중심에 있는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쪽에 접경하며 러시아와 매우 가까운 나라다. 러시아는 합동 훈련을 명분으로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군 병력을 배치했고, 이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앞서 러시아는 전날에도 회담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달 25일 잠시 중단한 군의 진격을 26일 재개하라고 명령했다"며 우크라이나가 회담을 결렬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었고, 회담 장소 역시 벨라루스 민스크였다며 러시아로 화살을 돌렸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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