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한 우크라대사 "러시아는 국제기구 회원국 자격없어"
입력 2022-02-25 19:22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 현 상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 2. 25. [박형기 기자]

"러시아는 글로벌 안보 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국제법의 기본원칙을 깨뜨렸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을 받은 다음 날인 25일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신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포노마렌코 대사가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지 하루만에 열렸다. 우크라이나의 급박한 상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공격이 유럽의 심장부를 공격했다"면서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곳곳에 러시아의 미사일이 떨어졌다"며 "이번 공격으로 아이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다치거나 죽었다"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지었다. 그는 "러사아의 공격은 유엔 헌장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어긴 것"이라며 "국제기구는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 정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한국 정부를 포함해 미국·캐나다·일본 등 우리 파트너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서방진영의 직접적인 군사지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장비를 지원했다"며 "강력한 적을 맞서는 데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군사를 움직이면 유럽에서 또 하나의 큰 전쟁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대리정부가 세워진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하고 친러 정부를 세울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임 올렉산데르 호린 대사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 우크라이나를 대표해 외교 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향후 협력 방향을 협의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앞서 중국 주재 우크라이나 무역대표와 우크라이나 외교부 경제협력국 부국장, 상하이 주재 우크라이나 총영사 등을 지내 경제외교·동아시아 관련 근무 경험이 풍부하다.
[김덕식 기자 / 사진 =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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