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배추·곰팡이 무 '명장 김치'…김순자 대표 "공장 폐쇄"

김치 보관 상자엔 애벌레 알…공장 내 위생 문제도
한성식품 "공장 영구 폐쇄도 불사하겠다"

국내 유명 식품업체 자회사 김치 공장에서 썩은 배추와 곰팡이 핀 무를 사용했다는 공익신고자의 신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 가운데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는 "죄송하다"며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이사는 오늘(23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22일 방송 보도된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며 "현재 법적 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이사는 "'자체정밀점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하여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다"며 "나아가 공장의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 및 품질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와 신뢰 받는 생산체계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 드리며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을 통해 재창립의 각오로 거듭날 것을 약속 드린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공익신고자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치 공장 내부에서 찍은 영상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작업자들이 손질하는 배추와 무 대부분이 변색된 상태였으며 보라색 반점 또는 하얀 곰팡이 등이 가득했습니다. 재료를 손질하던 직원들이 썩은 부분을 잘라내며 "나는 안 먹는다", "더럽다", "쉰내가 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김치 재료 뿐만 아니라 공장 위생도 문제였습니다. 깍두기 용 무를 담아 놓은 상자엔 물때와 곰팡이가 있었고,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 있었습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피어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된 김치를 포함해 70%는 해외에 수출되며, 30%는 국내 급식업체와 리조트, 종합 병원 등에 납품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한성식품 김치는 홈쇼핑을 통해 자주 판매된 바 있습니다. 다만 한성식품 측은 "썩거나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재료 손질 과정에서 전량 잘라내고 폐기했다. 완제품 김치에는 쓰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김치 공장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김 대표이사의 레시피 등 영상을 올려온 유튜브 채널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2007년 '제 29호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선정됐으며 2017년에는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