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JP모건 "여전히 비싸, 손절 고려"…반토막난 로블록스 어쩌나
입력 2022-02-22 17:46  | 수정 2022-02-22 19:22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지난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상장주들이 올해 들어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작년에 상장한 주요 신규 상장주들은 전기차·핀테크 관련 기업들로 산업 전체는 성장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 이익은 아직 미미하거나 없다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해 상장한 리비안, 루시드모터스, 로블록스,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등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 증시와 함께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이들은 아직 실적으로 그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 올해와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2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리비안과 루시드는 올해 들어 각각 35.39%, 35.04% 급락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주가도 올해 들어 약 49.68% 급락했다. 핀테크 기업인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도 마찬가지다. 가상화폐 거래소 기업인 코인베이스는 올해 주가가 24.65% 하락했고, 미국 내 개인투자자가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도 올해 주가가 35.95%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이 상장된 나스닥종합지수는 약 14.43% 하락하는 데 그쳤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많은 상장주는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리비안의 최근 종가는 66.37달러로 지난 1월 중순 이후 공모가인 78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로빈후드의 최근 종가는 11.81달러로 공모가인 38달러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IPO가 아닌 직상장을 선택한 신규 상장주들도 주가가 '준거가격(Reference price)'에 못 미치거나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준거가격이란 거래소 측에서 장외거래 가격 등을 감안하고 회사와 협의를 통해 거래 전 결정하는 일종의 예측 가격이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종가가 189.16달러를 기록해 준거가격(250달러)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로블록스의 최근 종가도 49.72달러로 준거가격(45달러)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큰 주목을 받았던 이들 신규 상장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올해 들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유동성이 크게 감소할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주는 당장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도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높게 받는다. 금리 인상은 이들이 나중에 벌 현금에 비해 현재 현금의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주가 하방 압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돈을 많이 벌며 튼튼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성장주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류영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시절은 끝났다"며 "최근 기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가차 없이 팔아버리고 기대 수준으로 나타나도 반등에 실패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경고했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에서 "기술주들 주가는 여전히 비싼 상태"라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성장주들은 지난해 9월보다 평균 30% 이상 하락했고, 핀테크 기업들도 40% 이상 급락했다"며 "더 이상 성장주들 실적이 예전처럼 뛰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신규 상장주들은 이익 등 실적이 없는 상태다. 리비안은 아직 차량 인도 실적이 없는 만큼 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이다. 루시드는 지난해 3분기 약 4억9705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로블록스도 지난해 4분기 약 1억3965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아직 적자 상태에 있는 기업이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4분기 약 4억203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신규 상장주는 한국인 투자자들도 대거 매수한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비안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약 2억7389만달러) 19위에 올랐다. 루시드는 상장 전 거래됐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처칠캐피털IV(CCIV)까지 포함하면 순매수 결제액(약 6억3668만달러) 6위에 오르게 된다.
급락한 신규 상장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애플, 알파벳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빅테크 기업과 달리 리비안과 같은 상장주 대부분은 실적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며 "당분간 실적이 없는 기업이 반등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포트폴리오에서 이들 비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치주 비중을 더하거나 교체매매를 통해 포트폴리오 내 성장주 비중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초장기 투자를 하는 경우라면 매수한 종목의 성장성을 냉정하게 판단해본 뒤 보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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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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