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일화 여진? 안철수 '디지털 데이터 경제' 등으로 윤석열에 공세
입력 2022-02-21 22:49  | 수정 2022-02-21 22:57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경제 정책을 주제로 토론을 하면서 미묘한 감정 싸움을 벌였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의 앙금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대체로 안 후보가 윤 후보의 공약이나 발언 상의 허점을 파고들며 "핀트를 못 잡는다", "고민이 부족하다"며 작심 공격을 이어갔고, 윤 후보는 '방어적 자세'를 취하며 웃음으로 무마하는 듯한 형태가 반복됐습니다.

안 후보는 이날 밤 상암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법정토론에서 윤 후보를 호명, "지금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그런 추세다"라며 "반면에 정부는 확장재정, 추경을 하고 있다. 둘이 완전 엇박자다. 왜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만 생겼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윤 후보가 코로나 손실보상 문제를 거론하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게(코로나 사태) 지나가면, 재량지출을 줄여서 건전성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고 답변하자, 안 후보는 곧장 "말씀이 좀 (헛) 돌아가고, 핀트를 못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재차 몰아세웠습니다.


윤 후보가 "불가피하게 재정 확장과 금융 긴축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당국이라도 일반적 해답은 없다"며 "시장과 가계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미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안 후보는 "기존 예산을 좀더 구조조정을 해서 재원을 마련하면 빚을 얻지 않고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제1야당에서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 "(윤 후보는) 깊이 고민을 안 하신 것 같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공약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 구상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습니다.

윤 후보는 차기 경제 정책 구상에 대한 토론 순서에서 "초저성장을 극복하는 방법은, 재정정책 금융정책으로는 어렵다"며 "디지털 데이터 경제를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비전을 밝혔습니다.

IT 사업가 출신인 안 후보는 '토론벨'이 울리기 무섭게 윤 후보의 답변을 파고들었습니다.

안 후보는 "아까 디지털 데이터 경제라고 말했는데 그게 뭔가"라고 물었고, 윤 후보가 '디지털 기기 간 연결을 강화하고 데이터 흐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을 시작하자 말을 끊으며 "그중에서 핵심이 뭔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윤 후보가 "5G 등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서 분석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부연했지만 "그건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는 아닌데"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안 후보는 '정부의 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또다시 물었고,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는것도 있고, 보안 사항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안 후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윤 후보의 답변에 대한 '공개 무시'에 가까운 반응으로 해석됐습니다.

추가발언 시간이 주어지자 안 후보는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데이터 공개라고 믿는다"며 "(윤 후보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문제의식을 안 가진 것 같아서 우려된다"고 또다시 저격했습니다.

안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토론 시간에도 윤 후보를 향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를 공정위 어느 부서에서 다루는지 아는가"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웃음을 터뜨리며 머뭇거리다가 "공정거래국에서 하지 않겠나. 내가 그 부서 구조는 지금, (검찰을) 그만둔 지도 좀 되어서 잊어먹었다, 부서가 어디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 황재헌 /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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