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고위관료들이 잇따라 러시아를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훈련을 참관하면서 서방에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1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끔찍하고 파괴적인 결과를 낳으리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 죄 없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거의 300만 명이 사는 키예프가 공격받으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이번주 유럽에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만남에 대해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그전까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만나는 것"이라면서 미·러 정상간의 대화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 평화라는 대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항상 완전한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더 가까이 이동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제 공격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국방관관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고 긴장감만 고조시킬 수 있다는 분석에 대해 "그게 엄포라고 보지 않는다"며 "성공적인 침공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일축했다.
유럽 정상들도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높은 정치적, 경제적, 지정학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 침공이 현실화한다면 러시아에 전략적인 중요성을 지난 개인과 회사를 제재할 것"이라며 "이는 그들이 런던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략 핵무기 훈련을 참관하면서 서방 세계에 군사력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핵을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켜봤다. 크렘린궁은 전날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금지하라는 요구에 동의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이번 훈련계획을 발표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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