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연 관계 80대 男 때려 숨지게 한 50대, 2심서도 징역 5년
입력 2022-02-18 16:09  | 수정 2022-02-18 16:15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사진=연합뉴스
'동거하면 1억 원을 주겠다'는 각서 썼지만 지키지 않아 다툼 끝 살해


'동거하면 1억 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갈등 끝에 80대 내연 상대를 살해한 50대 여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 7부(성수제·강경표·배정현 부장판사)는 오늘(18일) 상해치사,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모(58·여)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최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원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018년 11월 최 씨는 내연 관계인 남성 A(당시 80세) 씨가 자신과 동거하는 대가로 1억 원을 지급하기로 각서를 쓰고도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투다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최 씨와 A 씨 두 사람은 2014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내연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당시 A 씨는 최 씨에게 액면가 1억 원의 약속 어음을 지급하고 각서를 써 일종의 계약 연애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들은 2018년 7월 'A 씨가 90세가 될 때까지 동거한다'는 내용을 담은 각서를 작성했습니다. 해당 각서에는 △A 씨는 2018년 10월 31일까지 함께 살 주택 매입을 위한 1억 원을 최 씨에게 지급한다 △A 씨가 90세에 이르도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A 씨에게 1억 원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A 씨가 돈을 지급하지 않자 최 씨는 A 씨의 소유 토지를 강제 경매에 넘겨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이에 A 씨 역시 약속어음이 각서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청구 이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다툼은 A 씨가 최 씨의 주거지를 찾아 강제 경매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다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A 씨의 머리를 문틀에 내리치고 A 씨가 의식을 잃자 이불로 얼굴을 덮은 채 방치해 숨지게 했습니다.

지난해 8월 1심에서는 "수년간 교제했던 고령의 피해자에게 잔혹한 방법으로 폭력을 행사해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느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매우 컸을 것이고 유가족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입었다"며 최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재판에서 최 씨는 자신이 A 씨에게 상해를 가하지 않았고 A 씨가 자해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최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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