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는 나와 있는데 거래가 없어요."(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봄 이사철을 앞두고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이 녹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매수세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1만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올해 매매 건수가 단 한 건에 불과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9510가구 규모 '헬리오시티'는 올해 단 1건 매매됐다. 지난해 추석 이후 매매 거래가 급격히 줄더니 올해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23억7000만원에 거래된 게 전부다.
이달 전용 39㎡가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튿날 해지됐다. 헬리오시티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고가 대비 2억~3억원씩 가격이 빠졌는데도 거래가 없다"면서 "매물은 많은데 소화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 새 서울에서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금천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3000가구에 육박하는 금천구 시흥동 '벽산5단지'는 올해 들어 단 3건 거래된 게 전부다. 가격도 수천만 원 내렸다. 작년 12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8000만원 내린 6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사철을 앞두고 이맘때쯤 이동이 있어야 하는데 부동산 규제가 심하고 대선도 앞두고 있어 매수·매도인 모두 쉽게 나서지 않고 지켜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시적 2주택 등 급한 매물을 제외하고는 매도인이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고, 매수인도 급할 게 없다는 식이어서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7일 현재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5건에 불과하다. 설 연휴와 2월이 아직 10여 일 남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역대 최소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1월(949건)의 10%에 불과하다. 강북구, 성동구, 용산구, 중구 등은 이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각각 1건을 보이고 있다.
거래절벽 속에 매물은 쌓여만 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이하 아실)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별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과 비교할 때 일제히 늘었다. 광주시가 2620건에서 3389건으로 29.3%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고, 인천시가 1만8185건에서 2만227건으로 11.2%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강원도와 경기도 등은 9% 안팎씩으로 매물이 늘었다.
서울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7957건으로 전달(4만5167건) 대비 6.1%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가 693건으로 전달(612건) 대비 13.2% 증가하며 매물이 가장 많이 늘었고, 동작구(11.2%)가 뒤를 이었다. 서대문구, 강동구, 동대문구, 양천구 등도 모두 전달 대비 매물이 9~10%씩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선 이후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부동산 가격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지역별로 개발이나 주거환경 개선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올봄 이사철에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기보다는 전세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한울 기자 /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봄 이사철을 앞두고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이 녹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매수세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1만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올해 매매 건수가 단 한 건에 불과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9510가구 규모 '헬리오시티'는 올해 단 1건 매매됐다. 지난해 추석 이후 매매 거래가 급격히 줄더니 올해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23억7000만원에 거래된 게 전부다.
이달 전용 39㎡가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튿날 해지됐다. 헬리오시티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고가 대비 2억~3억원씩 가격이 빠졌는데도 거래가 없다"면서 "매물은 많은데 소화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사철을 앞두고 이맘때쯤 이동이 있어야 하는데 부동산 규제가 심하고 대선도 앞두고 있어 매수·매도인 모두 쉽게 나서지 않고 지켜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시적 2주택 등 급한 매물을 제외하고는 매도인이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고, 매수인도 급할 게 없다는 식이어서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7일 현재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5건에 불과하다. 설 연휴와 2월이 아직 10여 일 남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역대 최소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1월(949건)의 10%에 불과하다. 강북구, 성동구, 용산구, 중구 등은 이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각각 1건을 보이고 있다.
거래절벽 속에 매물은 쌓여만 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이하 아실)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별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과 비교할 때 일제히 늘었다. 광주시가 2620건에서 3389건으로 29.3%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고, 인천시가 1만8185건에서 2만227건으로 11.2%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강원도와 경기도 등은 9% 안팎씩으로 매물이 늘었다.
서울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7957건으로 전달(4만5167건) 대비 6.1%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가 693건으로 전달(612건) 대비 13.2% 증가하며 매물이 가장 많이 늘었고, 동작구(11.2%)가 뒤를 이었다. 서대문구, 강동구, 동대문구, 양천구 등도 모두 전달 대비 매물이 9~10%씩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선 이후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부동산 가격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지역별로 개발이나 주거환경 개선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올봄 이사철에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기보다는 전세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한울 기자 /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