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에서 자율주행 테마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핵심 분야 중 하나다. 현대·기아, GM, 벤츠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및 전자 제품을 주력으로 해온 애플, LG전자, 구글 등도 자율주행차 또는 전장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핵심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는 어느 영역일까. 주요 자율주행 관련 기업들은 도시화, 고령화 등으로 인해 교통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교통 분야와 다중교통을 연결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개념의 로봇택시 등이 상용화 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또 많은 노동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물류 운송을 담당하는 상용차 분야에서 군집 주행 형태의 자율주행이 눈길을 끈다.
독일 상용차 제조사인 만(MAN)은 2018년부터 뮌헨과 뉘를베르크 사이 145km 구간의 고속도로에 군집주행을 수행했다. 볼보(Volvo) 또한 미국 운송업체인 페덱스(Fedex)와 협력해 미국 고속도로에서 군집주행 시험을 수행했다. 해외 기업들이 상용차 군집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는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공기저항 감소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용차 자율주행 발전을 위해 국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단법인 자동차융합기술원(JIAT)에서는 자율주행차의 확대를 위해 '상용차 고속 자율주행 종합 평가 시설(관제 평가 통합 시스템 부문) 구축 용역' 사업을 발주하고 상용차를 활용한 자율주행트럭 기술 개발과 시험·평가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모빌리티 기술 전문기업인 현대오토에버가 구축 중인데, 켐트로닉스는 자율주행 상용차가 인프라와 연계해 협력주행을 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인 V2X 제품에 대해 현대오토에버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상용차 고속자율주행 종합평가 시설 구축 사업의 목적은 약 11㎞ 구간의 새만금 방조제에 있는 새만금 테스트베드(SMTB) 및 자동차융합기술원(JIAT) 내 새만금 주행 시험장(SMPG)에 국내 최초로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와 통합 관제시스템을 함께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속 자율 군집주행 차량을 지원하는 미래 첨단 도로의 방향성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군집주행을 위해서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간의 통신이 필수적이며 V2X 기술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40여 년간 화학 및 전자사업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해 온 켐트로닉스는 일찍이 자율주행을 위해 V2X가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켐트로닉스는 2014년 신성장 동력으로 자율주행사업 연구소를 설립해 V2X 개발을 시작한 뒤 2018년도에는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 차량에 V2X를 공급하고, WAVE 통신을 통해 선행차량에서 후행차량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같은 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ITS WC에서 지멘스(SIMENS)와 V2I/V2V 어플리케이션 시연을 성공한 바 있다.
2019년 우시(Wuxi)에서는 C-V2X 통신을 기반으로 한 V2I/V2V 어플리케이션을 시연함으로써 WAVE 기술뿐만 아니라 C-V2X 기술 또한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이러한 기술들은 올해 새만금에서 적용될 군집주행 기술을 위한 V2X 기술의 핵심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김응수 켐트로닉스 대표는 "점차 확대되는 당사 V2X 사업 수주 소식은 다년간의 투자에 대한 노력의 결실로 보고 있다"며 "지역별 다양한 실증 사업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에 대한 검증이 이미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V2X 기술 발전, 나아가 한국 자율주행 기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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