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중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당색(黨色)인 '파란 물'을 빼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민주당 유세 점퍼를 입지 않고 코트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17일 이 후보는 서울 노원구 유세 현장에서도 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지난 15일과 16일에도 파란색 민주당 유세 점퍼를 입지 않은 바 있다. 파란색 운동화와 목도리를 착용하기는 했지만 당색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셈이다. 정권교체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 색깔'을 최소화하고 중도 표심을 노리려는 스타일로 풀이된다.
부산 찾은 윤석열 `어퍼컷 세리머니` [사진공동취재단]
유세 첫날부터 붉은색 유세 점퍼를 입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대비된다. 윤 후보는 '야당 텃밭'인 영남을 누비며 국민의힘 후보라는 점을 명확히 드러냈다. 다만 윤 후보도 호남에선 유세 점퍼를 벗고 코트를 입었다.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호남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여당 내부에선 이 후보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모든 선거운동원이 유세 점퍼를 입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대선후보들이 유세 점퍼를 입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며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도 정장 차림으로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멀리서도 후보를 확실히 구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점퍼를 착용하면서도 색깔을 달리하고 있다. 주황색 유세 점퍼를 입는 선거운동원들과 달리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니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당 로고를 주황색으로 새겨 넣으며 당색을 완전히 빼지는 않았다.
유세 연설에서도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 후보는 다소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진행하며 '안정적인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현장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띄우고 유권자들과 거리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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