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김민희와 시상식 동반 참석

3년 연속 수상…감독상·각본상 등 이어 네 번째 은곰상
"기대 안 했는데 너무 놀라" 소감…김민희 "감동적이고 잊지 못할 것"

홍상수 감독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3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명예를 안았습니다.

홍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사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상에 해당합니다.

이날 홍 감독은 배우 김민희와 2년 만에 동반 참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지난해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3년 연속 수상이자, 네 번째 은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소설가의 영화' 스틸컷 / 사진=전원사 제공

홍 감독의 최근작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산책을 하고,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를 만나게 되는 것이 메인 스토리인 영화입니다.

지난해 칸 영화제 초청작인 '당신 얼굴 앞에서'에 출연했던 이혜영이 영화의 주인공인 소설가 준희를 연기했습니다. 홍상수 감독과 함께 자리에 참석한 김민희 또한 영화 속 길수라는 인물에 대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홍 감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너무 놀랐다"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후 그는 연인이자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민희를 무대로 불러올렸습니다.

김민희는 "오늘 상영에서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주신다는 걸 느꼈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못 드리고 내려왔다"며 "감동적이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습니다.

홍 감독이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에 이어 여섯 번째입니다.

배우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출연해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Carlo Umberto CHATRIAN)은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 그는 현대 영화에서 가장 일관되고 혁신적인 스토리텔러 중 한 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홍상수 감독의 새 장편 영화인 ‘소설가의 영화는 다시 한번 서울 외곽에서 촬영되었고, 그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배우들과 함께, 김민희 배우도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소설가의 영화는 우연한 만남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 정직하지 않은 영화 세계에서의 진실함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수상 기준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감독상(은곰상)은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Both Sides of the Blade)의 클레어 드니 감독이, 남녀 배우를 통합한 주연상(은곰상)은 '라비예'(Rabiye Kurnaz vs. George W. Bush·연출 안드레아스 드레센)의 멜템 캅탄이 각각 받았습니다.

한편 이번 베를린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오프라인으로 개최됐습니다. 다만 영화관 내 수용 가능한 인원은 절반으로 줄여 진행되며, 극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