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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위기' 오재원, 구도의 길에서 찾은 답 보여줘야 산다
입력 2022-02-17 06:54 
"위기의 남자" 오재원이 1군 캠프에 합류한다. 이번에야 말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구도의 길'을 떠났던 오재원(37)은 해답을 갖고 돌아왔을까.
겨울 동안 흘린 땀의 대가가 무엇인지 이제 가려질 수 있게 됐다. 2군 캠프서 담금질을 하던 오재원은 24일 1군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두산 2차 캠프는 실전 위주로 짜여질 예정. 오재원은 이 많지 않은 기회에서 자신이 준비한 것을 모두 풀어 놔야 한다.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10번을 쳐 무려 7번이나 실패를 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타격은 그만큼 어렵고, 파도 파도 답이 없는 고난의 길이다.
오재원은 그런 타격에서 정답을 찾지 못해 몇 년째 헤매고 있다. 신념은 확실하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다고 믿고 계속 걸어가고 있다. 마치 구도자의 수행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오재원은 지난 겨울 미국으로 건너가 덕 레타 타격 코치와 훈련을 했다.
덕 레타 타격 코치는 미국 야구 재야의 고수로,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낸 지도자다.

오재원도 레타 코치를 만나 커리어 하이를 찍은 적이 있다. 2018시즌 13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3 15홈런 81타점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후 결과가 좋은 편은 아니다.
2018시즌 이후 단 한 차례도 3할 타율에 근접해 보지 못했다. 기회는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지난해에는 45경기서 75타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성적도 형편 없었다. 타율이 0.167에 불과했고 홈런 없이 5타점에 머물렀다.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이었다.
올 시즌에도 이 같은 부진이 이어진다면 실제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도 모른다.
오재원은 다시 한 번 레타 코치에게 자신을 맡겼다. 끝이 보이지 않는 타격의 정석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났다.
이런 오재원의 시도에 대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거의 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오재원이 믿고 있는 타격 방법에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메커니즘에 대한 조언을 하지만 오재원에게는 그가 믿고 있는 방향을 지지해 주고 있다.
그 믿음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오재원이 짊어져야 한다.
이제 정말 마지막일 수 있다. 2022시즌에도 추락을 멈추지 못한다면 '야구 선수' 오재원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오재원에게도 마침표가 찍힐 수 있다.
오재원은 이번 '수행'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이제 그 결과물을 보여줄 때다.
두산 2루수는 강승호로 굳어져가고 있는 구도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결국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특성상 이 말은 100% 사실일 수 있다. 오재원에게도 아직 경쟁의 길이 열려 있음을 뜻한다. 오재원이 반드시 잡아야 할 찬스다. 그가 믿고 따라가고 있는 구도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에도 안되면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도전. 오재원은 평범하지 않은 길을 택했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이제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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