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4명 사망'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2심도 전원 무죄

재판부 "당시 투여된 균 외에 다른 오염 가능성도 존재"
"엄중한 책임 묻기에 앞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

신생아 4명이 같은 날 사망한 사건의 책임자로 재판에 넘겨진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8부(배형원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7명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같은 신생아실에서 피해자 4명이 거의 동시에 사망한 사건으로 유사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라며 "이는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은 추론에 근거하고,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가능성을 배제한 채 불리한 가능성만 채택해 조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검찰의 주장처럼 피해자들에게 투여한 스모프리피드(지질영양제)로 인해 혈액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여된 균 외에 다른 오염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한다"며 "설령 이 부분이 인정된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의료진의 분주·지연 투여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을 마친 후 조수진 교수 측은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습니다.

앞서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사망했고, 검찰은 사망한 신생아들의 신체와 주사기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공통으로 발견된 점을 들며 의료진의 과실로 주사기가 오염됐다고 판단해 이들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숨진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 주사제인 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된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정태웅 기자 | bigbea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