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실제 단속…과태료 최대 50만 원 부과
맹견 입마개 단속 저조…보호자 인식이 중요
맹견 입마개 단속 저조…보호자 인식이 중요
#목줄 길이 2m 제한…4년 만에야 시행
지난 11일부터 반려동물과 동반 외출할 경우, 보호자는 목줄이나 가슴줄의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하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타인에게 위해를 주지 않는 길이'로 애매하게 돼 있던 기존 규정이 명확하게 된 것이죠. 이를 어기면 1차 적발 시 20만 원, 2차 적발 시 30만 원, 3차 적발 시 5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또 아파트 등 공동주택 등의 건물 내부 공용공간에서는 반려견 주인이 반려견을 직접 안거나 목줄의 목덜미 부분 또는 가슴줄의 손잡이 부분을 잡는 등 반려견이 이동할 수 없도록 안전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지난 2017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선 프렌치 불독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입주민을 물어 사망에 이른 사건이 있었죠.
사실 '목줄 길이 2m 제한'은 지난 2018년 1월에 이미 발표됐었던 내용입니다. 당시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에서 목줄 길이 제한 등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이 나왔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견 소유자들의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전 준비를 위해, 동물보호 및 하위법령 개정 시 2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2년이 지난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는 입법예고(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를 했고(2020년 9월 18일~2020년 10월 28일) 이후 법제처의 심사완료(2021년 2월 5일) 뒤 시행규칙 개정안은 공포(2021년 2월 10일 부령 제470호) 됐습니다. 규제내용(목줄 길이 제한, 공용공간에서 반려견 안전조치)이다보니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2022년에서야 개정 시행규칙이 적용됐습니다. 최초 발표 뒤 4년 만에야 시행된 겁니다.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 내용 / 사진 = MBN
#당분간 홍보·계도 중점…별도 인력 뽑는 지자체도
단속 권한은 지자체에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며칠 전 합동 화상회의를 통해 3월 말까지는 홍보와 계도에 힘쓰고, 오는 4월부터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보면 '지난 11일부터 과태료 부과'는 사실상 틀린 말인 것이죠.
서울시는 4월 전까지 단속 일정을 잡거나 별도 단속 인력은 두지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신고가 들어올 경우, 각 구청의 담당 부서와 연결할 계획입니다. 반려견이 많이 찾는 한강공원의 경우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들이 주기적으로 순찰을 돌 예정입니다.
대전시는 공공일자리 차원에서 반려동물 에티켓 지도요원을 총 10명을 뽑아 단속과 계도 활동에 투입할 방침입니다. 지도요원은 공원과 하천변 등 반려견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미 대덕구에서는 2명의 지도요원이 활동 중입니다.
#"줄자 들고 다닐 수 없어" 실효성 논란
거리에서 목줄 길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를 목격한 경우, 신고를 하더라도 단속이 제대로 이뤄질까란 의문이 듭니다. 신고 이후 인력 구조상 공무원이 직접 현장으로 나가기가 어렵고, 별도 단속요원이 있더라도 현장까지 출동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해당 보호자와 반려견이 자리를 이동하면 현장적발이 어렵겠죠.
또 예외 규정도 있습니다. 2m 이상의 줄을 사용하더라도 실제 반려견과 사람 사이의 줄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하는 경우에는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렇다 보니 느슨하게 줄을 잡아 2m 이상이 된 '위반 시점'과, 다시 줄을 잡아 2m가 된 '단속 시점'이 다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문제가 남습니다. 주관적 판단 요소가 들어갈 여지가 있는 것이죠. 실무를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줄자를 들고 측정하러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지난 2019년 3월 입마개 등을 하지 않은 맹견을 데리고 외출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전국 지자체에서 맹견 안전장치 미착용 등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7건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목줄 길이 2m 제한도 실제 단속을 시행하고 제도가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건 반려견 보호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안병욱 기자 /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