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남궁훈 내정자, 카카오 대표 오르기 전 '직원 연봉'부터 손본다
입력 2022-02-15 15:00  | 수정 2022-02-15 15:44

남궁훈 신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 제공 = 카카오]
다음달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에 오르는 남궁훈 내정자(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가 공식 근무 전 임직원 연봉 총액부터 손봤다. 최근 카카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스톡옵션을 가진 직원들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남궁 내정자는 지난 주말 카카오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올해 연봉 협상 재원으로 지난해보다 15% 많은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엔 전년 대비 6% 많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남궁 내정자는 베이스업(기본급 인상) 등 책정된 예산을 나누는 방식은 인사 실무부서에 맡기되 확보한 예산을 꼭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예산을 15% 추가로 확보한다고 해서 임직원 연봉도 15%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직원 수를 늘리거나 고액 연봉을 주고 외부에서 임원급을 충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개발자 신규 채용만 전년 대비 20% 늘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두자릿수 높은 연봉 협상 재원이 확보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대 두 자릿수에서 최소 5% 이상의 연봉 인상이 가능해 보인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동료 평가 방식의 인사제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물론, 이후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일부 경영진의 대규모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계열사는 물론 카카오 주식까지 크게 떨어지면서 스톡옵션을 보유한 직원들의 동요가 컸다.
이에 일련의 책임을 지고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물러나기로 하면서 카카오 수장이 된 남궁 내정자가 사내 여론부터 회복하기 위해 보상체계 개선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T기업마다 개발자를 중심으로 릴레이 연봉인상을 벌이며 800만~2000만원의 연봉 인상이 이뤄진 가운데 양대 포털인 카카오와 네이버는 주요 연봉인상기업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카카오 차기 수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카카오 크루(임직원)들의 사기 역시 진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궁 내정자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시급 수준의 월급을 받고, 인센티브도 보류하겠다고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카카오는 계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주식 매도 규정을 만들고 기업공개(IPO)가 예정돼온 자회사의 상장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고점 대비 반토막난 주가 회복을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단행하기로 했다.
남궁 내정자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회사 영업이익 하락 우려를 의식한 듯 "부담스러운 영업이익 하락은 사업적으로 풀어보는 방향으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때 17만원대였던 카카오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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