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최근 베트남 스마트폰 협력사 생산라인 일부를 경북 구미로 옮겨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34%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렸다.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결과다.
삼성전자 출하량 증가는 베트남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한 영향이 크다. 카운터포인트는 지난해 연간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대비 7%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업체들의 출하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19%)는 삼성전자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중국 샤오미(13%)와 비보(11%)가 3·4위, 애플(9%)이 5위에 랭크됐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13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19% 성장해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재작년까지 베트남 내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유통사들과 협력해 '미니 애플 스토어'를 활성화하는 등 유통 전략 강화했다.
비보, 샤오미는 각각 24%, 19% 성장했다. 오포는 1위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전년 대비 성장률은 6% 감소했다.
[사진 출처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지난해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노이와 호찌민 인근 지역 공단이 통째로 봉쇄되는 비상사태가 벌어져 삼성전자 현지 공장은 생산 차질을 겪었다.이에 따라 지난해 말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간 생산과정서 필요한 일부 라인(협력사)을 구미공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베트남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자 생산기반 다변화와 잠재 생산능력을 구미공장에 늘리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인라인을 이전한 것은 아니고 코로나19로 중간 조립하는 협력사 일부 라인이 이전한 것"이라며 "구미공장 물량 증가와는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은 약 3억대다.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의 공장 두 곳은 삼성 전체 스마트폰의 약 60%를 생산한다. 이 밖에 인도 노이다 공장이 맡은 물량도 1억대에 이르며 브라질,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한다.
경북 구미공장 연생산량은 약 3% 내외인 1000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주로 중저가보다는 고가의 프리미엄 휴대폰을 제조한다. 이에 따라 최근 공개된 갤럭시S22 시리즈 국내 물량은 대부분 구미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것이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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