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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공들인 '중국판 나스닥' 과창판…ETF 상장 한달 수익률 마이너스
입력 2022-02-15 11:48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8일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기율검사위 6차 전체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증시 커촹판(科創板, 과창판)에 투자하는 ETF 4종이 출시 한 달을 맞았다. 중국의 신성장산업 육성 기대감에 국내 자산운용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이지만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상장한 상하이 과학혁신판(과창판) ETF 4종 모두 전일 종가 기준 상장가 대비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 ETF는 수익률이 -12.75%로 가장 저조했다. 이 상품은 과창판에 상장된 우량 기업 중에서도 50개를 추린 과창판50(STAR50)지수를 추종하는데, 중국 외 지역에서 상장돼 거래되는 STAR50지수 추종 ETF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패시브 ETF로 상장 후 4영업일 만에 순자산총액 3000억원을 넘겼지만 구성 종목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날 기준 순자산총액이 292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성장주 대표 지수인 STAR50지수를 추종하는 나머지 과창판 ETF들도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패시브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과창판 STAR50'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11.50%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중국과창판 STAR50'도 최근 한 달 동안 10% 넘게 하락했다.

과창판 ETF 4종 중 유일하게 액티브 ETF인 신한자산운용의 'SOL 차이나육성산업 액티브(합성)' 역시 상장 이래로 수익률이 -10.1%를 기록했다. 4개 상품 중 유일하게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상품이지만 그 이름이 무색한 상황이다.
중국판 나스닥지수로 불리는 과창판은 중국 기술 혁신기업의 자본 조달을 목적으로 지난 2019년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 내 독립 개설된 증권시장이다. 중국의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직접 지시한 금융개혁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본토 지수(상하이종합지수, CSI300 등), 홍콩 대표지수(홍콩H지수) 대비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신소재 사업 비중이 높다는 게 차별화된 요소다.
STAR50지수는 과창판 시장의 상장기업 중에서도 유동성이 좋고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로 구정돼 있다. 중국 최대 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SMIC, 중국 2대 반도체 장비 생산기업 AMEC, 고성능 반도체 칩 팹리스 사업을 영위하는 몬티지테크놀로지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 효과가 금융시장에까지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 이후 줄어들기 시작한 중국 주식형펀드 신규 설정액 역시 아직까지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는 2분기 초에는 중국 본토 성장주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중국 본토 성장주가 반등하려면 우선 매크로 측면에서 미국 금리가 진정돼야 한다"며 "지난해 2~3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할 때에도 반도체, 2차 전지를 비롯한 중국 성장주들이 일제히 폭락했지만 이후 미국 금리가 하향 한정화되면서 가치주보다 더 큰 폭으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는 작년과 달리 미국의 정책 정상화가 이뤄지기에 반등폭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주가의 추가 하락 방어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며 "빠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는 2분기 초가 1차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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