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오프라인에서도 구매물량 제한에 나선 가운데 일선 편의점과 약국을 중심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감염병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점포마다 몰리면서 사회적 불편과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물량 80만개를 확보해 오는 15일부터 시중에 순차적으로 공급하고자 준비에 들어갔다. GS25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15일부터) 점포당 일차적으로 20개씩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 번에 (자가검사키트) 80만개가 다 소진되는 게 아니라 이번 회차만 우선 그렇다"며 "다음 주나 그 이후에는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서 (점포에) 더 많이 공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확보된 물량은 오는 19일까지 전국 GS25 1만5500여개 점포를 통해 소진될 예정이다. 편의점 차원에서는 발 빠른 조치이나, 시중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소비자마다 인당 최대 구매 수량인 5개씩 사가면 하루 4명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재고 물량에 대해서만 오는 16일까지 소진토록 했다.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사재기와 가격 폭등이 발생하자 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한 건 최근 정부의 방역 지침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정부는 이달 초 고위험군을 제외한 일반인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전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도록 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그 수요를 공급량이 안정적으로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8일 "국내 신속항원검사 키트 최대 생산 가능량이 총 750만개"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차질은 유통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생산량이 안정적이라 하더라도 편의점이나 약국 등 소매점 판매를 위해 소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자가검사키트 판매처인 편의점과 약국에 공급이 원활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30대 소비자는 "재고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써보고 집 근처 편의점과 약국에도 사정했지만, 아직 구경도 못 해봤다"며 "안정적으로 구매하려면 최소 2~3주는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동안 7080만개의 자가검사키트를 시중에 공급해 오는 3월에는 총 1억9000만개 상당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달 3주차에 500만개 이상 키트를 시중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가검사키트가) 공급되는 편의점당 20명분 이상씩, 최대 50명분을 지속해서 공급할 예정"이라며 "물류나 계약 관계 등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일정 물량을 지속해서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