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모발 염색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미국 비건 염색약 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개발해 북미 전역과 유럽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미국 헤어케어 전문회사인 파루크시스템즈와 공동으로 전문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개발해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공동개발을 수행한 파루크는 헤어 케어 전문 기업이다. 헤어 살롱에서 사용하는 프로페셔널 브랜드 'CHI'를 통해 다양한 헤어케어 제품과 염모제, 헤어 기구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가 개발한 '엘지 치 컬러 마스터®'는 고객이 원하는 헤어 컬러를 그 자리에서 바로 제조해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3만개 이상의 세분된 색상을 만들 수 있으며 염모제는 2분 안에 빠르게 제조할 수 있다.
4년여에 걸친 개발 기간이 소요된 이 시스템은 염모제의 토출 방식과 사용 편의성,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국내외 20여건의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라고 LG생활건강 측은 밝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 기기를 통해 헤어스타일리스트들이 겪고 있던 염모제 제조의 어려움을 해결할 뿐 아니라, 제조 공간 역시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화 등의 이유로 버려지는 염모제를 30%이상 줄일 수 있으며, 색상 카트리지 또한 재활용 가능한 캔으로 제작해 환경 친화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미국의 고급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Arctic Fox)'를 인수해 글로벌 패션 염모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8월 LG생활건강은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 지분 56%를 1억달러(약 1170억원)에 인수했다. 알틱폭스는 비건 콘셉트의 브랜드로 고급 패션 염모제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패션 염모제는 일반 염모제와 달리 염색 효과가 1~3주 정도 지속되는 미용 목적의 염색약이다. 알틱폭스 염모제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전체 헤어컬러 제품군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7년까지 보인카의 남은 지분을 모두 취득하는 한편, 파루크와 공동개발한 기기를 통해 향후 캐나다 등 북미 전역과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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