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항만에 입항 대기중인 컨테이너 선박의 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3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고공 행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급망 정체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남부캐롤라이나 해양거래소 자료를 인용해 미국 서부에 위치한 로스엔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 입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선박의 수가 지난 8일 기준 78척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달 전 최고치였던 109척에서 감소한 수치이며,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운업계에서는 공급망 정체를 촉발하던 요인이 해소되어가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올해 들어 발생한 항만 근로자들의 무더기 결근 사태는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서부 항만 터미널 운영사에 노동력을 분배하는 미국 태평양해양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평균 150명에 이르던 항만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5~35명 선으로 감소했다.
다만 입항 지연 개선 추세가 일시적일 현상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달초 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새해 연휴로 공장 가동이 둔화된데 따른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부 항만 관계자는 WSJ에 "공급망 정체 해소 흐름의 시작인지, 일시적인 휴식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진 세로카 로스엔젤레스항 전무 이사도 "아무도 공급망 정체 현상이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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