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에서 시작된 양국 간 갈등 조명
SCMP "한복 논쟁, 지난해 '김치 논란'에 이은 두 이웃 간의 갈등"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소수민족 의상으로 한복이 등장하는 등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이 거세지자 외신도 이를 조명하고 있습니다.SCMP "한복 논쟁, 지난해 '김치 논란'에 이은 두 이웃 간의 갈등"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국기 전달을 도운 뒤 논란이 있었고, 한국 대선 주제들도 가세했다"며 "한국인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김치를 포함해 한국 문화를 가져가려는 시도의 연속'이라며 분노를 표시했다"고 9일 전했습니다.
이는 지난 4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의 56개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참가자 중 조선족 대표로 나온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한 데에 따른 논란을 언급한 것입니다. 해당 장면을 본 한국인들은 '한복 공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SCMP는 주한 중국 대사관이 '문화 도용' 논란을 부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간의 '한복 공정' 논란을 다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9일자 기사. 한국의 반발 이유와 이에 중국 대사관이 '문화 약탈' 논란을 부정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사진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앞서 주한 중국 대사관은 지난 8일 "전통문화(한복)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으로, 이른바 '문화공정', '문화 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SCMP는 '한복공정' 주장에 맞서는 중국 누리꾼의 글을 소개하며 중국 내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매체가 인용한 한 중국 누리꾼의 웨이보 글에는 "중국에는 한국 소수민족 170만 명이 있고, 그들이 전통 의상을 입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왜 불평하나?"라는 반발이 담겨있었습니다.
SCMP는 한복 이전에 한중 양국이 지난해 김치를 두고 충돌한 일도 소개했습니다. 매체는 "한복 논쟁은 지난해 '김치 논란'에 이은 두 이웃 간의 갈등"이라며 "중국이 쓰촨성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에 대해 국제표준화기구로부터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는 중국이 김치를 자기들 것으로 주장하려 한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에서는 김치도 파오차이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일면서 국내 반중정서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에 정치권과 대선 후보들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일 "(올림픽) 축제가 열리는 시기이긴 한데 축제의 시간을 문화공정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가 하는 일각의 의문을 중국 정부는 답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문화공정에 대한 저의 의지, 용납할 수 없다는 제 생각을 이번에 전달해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뿐 아니라 강강술래, 윷놀이 등이 마치 중국 문화인 듯이 고스란히 방영된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며 "이번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역사를 중국에 예속,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지난 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복은 대한민국 문화다. 중국 당국에 말한다. 한푸(漢服)가 아니라 한복(韓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