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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어머니의 나라 택한 '구아이링'에 열광…금메달에 '대륙 영웅'으로
입력 2022-02-09 09:41  | 수정 2022-02-09 10:22
8일 중국 베이징의 서우강 빅 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우승한 에일린 구(중국)가 환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미 샌프란시스코 출생이지만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 출전
서방 매체, 이중 국적 여부에 관심

중국인들이 어머니의 나라인 중국을 택한 선수를 향해 열광하고 있습니다.

에일린 구(18∙중국명 구아이링)는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었으나,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8일 베이징 서우강 빅 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륙의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8일 오후 10시(현시시간) 중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시작 화면에 표시된 주요 검색 문구 6개 중 2개가 에일린 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구아이링 금메달을 깨물며 승리를 축하했다', '구아이링이 3차 시기에 왜 필살기를 썼는가' 등의 기사와 영상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 하루 내내 에일린 구의 경기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영했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인기 검색어 톱 10에는 8일 오후 10시 기준 그와 관련된 검색어가 3개나 올라오는 등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이 계속됐습니다.


에일린 구는 출중한 실력과 매력을 갖고 있지만, 그가 중국인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배경에는 미중 전략 경쟁의 '프리미엄'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번 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인이 아닌 중국인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에일린 구가 금메달까지 선사하면서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정서에 불을 지폈다는 것입니다.

금메달을 획득한 에일린 구(중국). / 사진 = 연합뉴스

에일린 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이지만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중국인들에게 애정의 대상이 됐습니다.

혼혈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할 만큼 학업에도 우수한 면모를 보여 '대륙의 엄친딸'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에일린 구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안타와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 전자제품 브랜드 메이디((美的)의 광고를 찍으며 인기를 입증했습니다.

반면 서방 매체는 그의 이중 국적 여부에 관심을 보이며 '정체성'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는 에일린 구가 중국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데에 따라 중국 국적을 취득해 대표가 되면서 미국 국적은 포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8일 기자회견에서 에일린 구가 미국 국적 포기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미국 국적 포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내 시간의 25~30%를 중국에서 보내며 자랐고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문화적으로도 두 가지 모두 능통하다"는 답변을 해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두 나라를 이용해 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미국인과 중국인)은 내 사명이 국가 간(미∙중)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지 분열 세력이 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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